봉은사 판전 신중도(奉恩寺 板殿 神衆圖,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30호)는 판전(板殿)의 향 좌측 벽에 봉안되어 있는 불화이다.
판전 신중도(板殿 神衆圖)는 세로 237cm, 가로 224.4cm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에 신중들을 4열로 정연하게 배치하였다. 1열과 2열에는 중앙에 흰 소를 타고 있는 대자재천(大自在天)을 비롯하여 모두 20명의 신중, 3열과 4열에는 집금강신(執金剛神)을 중심으로 18명의 천인을 좌우로 배치하였다. 여기에 표현된 인물은 총 39명으로, 화엄신중(華嚴神衆) 39位를 도설한 39위신중도(39位神衆圖)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제1열 중앙에 위치한 대자재천은《화엄경》제1세주묘엄품(第一世主妙嚴品)에서 부처님이 마가다국(摩伽陀國)의 아난약법보제도장(阿蘭若法菩提道場)에서 설교하실 때 보현보살을 비롯한 수많은 보살들과 부처를 수호하기 위해 모여든 39위 신중 가운데 하나로서 마혜수라(摩醯首羅)라고도 하는데 형상은 삼목팔비(3目8臂)로 흰 소를 타고 있으며 합장을 하거나 해와 달, 창, 금강령 등의 지물을 들고 있다. 대자재천(大自在天)의 주위로는 2열 좌우의 일천자(日天子)와 월천자(月天子)를 비롯하여 천룡팔부와 산신을 비롯한 여러 신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어 있다. 3, 4열은 금강저를 집금강신(執金剛神)을 중심으로 18명의 천인을 배치하였다. 중앙에 위치한 금강신은 앙발(仰髮)에 두 손으로 큼직한 금강저(金剛杵)를 들고 있으며 주위에는 천녀들이 합장을 하거나 간단한 지물을 들고 정적인 모습으로 시립하고 있는데, 이들은 기존의 천녀의 복식이 아닌 독특한 복식을 착용하고 있어 39위 신중도 중 천왕(天王)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지만 도상 상 특징이 없어 확언하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화면에 꽉 차게 39명의 인물들을 표현하였지만 4열로 질서있게 배치해서인지 화면이 정돈된 느낌을 준다. 채색은 특히 아래 부분이 많이 박락되어 손상이 있지만 적색을 주조로 하고 녹색과 청색 , 흰색, 금니 등을 함께 사용하였다. 천인들은 얼굴을 흰색으로 칠하고 음영 없이 간단하게 이목구비를 묘사한 반면 천룡팔부 등 신장들은 흰색 또는 육색으로 칠하고 눈과 코, 입주위에 음영을 넣어 처리하여 대비를 이루고 있다. 필선은 섬세한 편이며, 부분 부분에 세밀한 문양이 돋보인다.
이 불화는 초의선사 의순(草衣禪師 意恂)이 증명으로 참여하여 선율(善律), 유진(有進), 법인(法仁), 진조(進浩) 등이 제작한 것이다. 현재 화기 앞부분이 떨어져 나가 정확한 조성연대가 알 수 없지만 시주자인 박용석(朴龍石)이 봉은사개금탱화시주목록(奉恩寺改金幀畵施主目錄, 1857년)에도 그 이름이 올라있고, 불량답매입기(佛糧畓買入記)에 1857년(철종8) 영기대사(永奇大師) 등이 권화(勸化)하여 판전에 신중탱화를 조성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1856년 판전을 건립하고 그 다음해인 1857년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엄경 39위 신중을 묘사한 드문 형식 가운데 하나로서 많은 인물들을 화면에 꽉 차게 배치하면서도 4열로 질서정연한 배치를 보여줄 뿐 아니라 섬세한 필선과 세밀한 문양이 돋보인다. (자료출처: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 문화재 소재지: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 531 (삼성동, 봉은사)
* donga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22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