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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 기마인물형 명기(陶器 騎馬人物形 明器. 국보 제91호)

들풀/이영일 2015. 6. 8. 10:56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陶器 騎馬人物形 明器. 국보 제91호)는 말탄 사람 토기(騎馬 人物形 土器) 또는 도제 기마인물상(陶製 騎馬人物像) 이라고도 하는 이 도기는 1924년 경주시 금령총(慶州市 金鈴塚. 금관이 출토된 왕릉급 무덤)에서 출토되었다.죽은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죽은자의 영생(永生)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죽은자와 함께 그릇, 악기, 생활용구 등을 함께 묻는것을 명기(明器)라고 한다.

   한 쌍의 토기로 말을 타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주인상(主人像)은 높이 23.4㎝, 길이 29.4㎝이고, 하인상(下人像)은 높이 21.3㎝, 길이 26.8㎝이다. 크기에서도 신분의 차이를 나타냈다는 점이 참 경이롭다. 1924년에 배모양 토기와 함께 출토되었으며, 죽은 자의 영혼을 육지와 물길을 통하여 저세상으로 인도해 주는 주술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두 기마 인물상(騎馬 人物像)은 두꺼운 직사각형 판(板)위에 다리가 짧은 조랑말을 탄 사람이 올라 앉아있는 모습이다. 말 엉덩이 위에는 아래로 구멍이 뚫린 둥근깔대기(등잔)가 있고, 앞 가슴에는 물을 따르는 긴부리(대롱)가 돌출되어 있어 비어있는 말의 뱃속을 통해 액체를 따를 수 있게 되어 있다. 말의 배속이 비어있어 수구(受口)와 긴귀때(注口)가 있어 주전자와 같은 기능의 동물형 토기이다.

   두 기마 인물상(騎馬 人物像)의 모습은 차림새나 크기 등에 차이가 있어 신분이 다를 것으로 추정된다. 주인상(主人像)의 경우 차림새가 호화스럽고 크기도 크며 고깔 형태의 띠와 장식이 있는 삼각모(三角帽)를 쓰고 다리위에 갑옷으로 보이는 것을 늘어뜨렸고 말 장식이 화려하다. 말 몸통의 장니(障泥. 말을 탄 사람의 옷에 흙이 튀지 않도록 말의 안장에 매달아 늘어뜨리는 장비)도 하인것에 비해 훨씬 정교하고 선도 더 아름답게 그어져있다. 등에는 전대(錢帶)도 차고 있는데 아마 저승 가는 데 필요한 돈일 것이다. 하인상(下人像)은 차림새가 약간 엉성하며 기본적인 형태는 주인상과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 수건을 동여맨 상투머리에 웃옷을 벗은 맨 몸으로 등에 짐을 메고 오른손에 방울같은 것을 들어 길 안내를 하고 있는 듯 하다. 머리에 띠를 두르고 어깨에 짐을 메고 있다. 오른손에는 방울을 들고 있는데, 방울을 흔드는 장면은 마치 주인의 영혼을 인도하는 하인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 보이고 말갖춤 장식도 주인에 비해 간략하며 발걸이와 다래는 표현되어 있지 않다.

   사람이나 동물, 또는 물건의 형상을 본떠 만든 상형토기(像形土器)는 일상생활에서 사용된 것이라기보다는 제사와 같은 의례 시 죽은 이의 안식과 사후세계에 대한 상징적인 염원을 담아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말 탄 사람 토기는 인물이나 말을 투박하나마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다.

   삼국시대(新羅, 5, 6세기) 신라인의 영혼관과 당시의 복식, 무기, 말갖춤 상태, 화살통을 메는 방법, 공예의장(工藝意匠) 등에 대한 연구에 큰 도움을 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 문화재 소재지: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용산동5가)

* donga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13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