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영국사 영산회후불탱(寧國寺 靈山會後佛幀, 보물 제1397호)

들풀/이영일 2015. 6. 11. 20:13

   영국사 영산회후불탱(寧國寺 靈山會後佛幀, 보물 제1397호)은 석가불이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영산회상도로 세로 316㎝, 가로 264㎝. 삼베 바탕에 채색한 조선시대 불화 가운데 비교적 제작시기가 이르다.

   영동 영국사(충북 영동군 양산면 누교리 138-1번지)는 천태산 동쪽 기슭에 있다. 법주사의 말사이며, 양산면 일대의 산지와 금강 줄기가 뒤섞여 엮어내는 양산팔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풍광 좋은 절이다. 영국사가 언제 창건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신라 문무왕 때 혹은 진평왕 때라는 설이 있지만 분명하지 않다. 그후 고려 문종(1046~1083)의 넷째 아들로서 승려가 되어 송나라에 가서 천태교학을 익힌 후 돌아와 고려 천태종을 연 대각국사 의천이 이 절을 크게 중창하고 동·서·북암을 지었다. 이때 대각국사는 절을 국청사라 부르고 지륵산이던 산 이름을 천태산이라 했다고 한다. 이후 고려 고종 20년(1233)에 감역 안종필이 왕명을 받아 탑과 부도, 금당을 중건하였다. 영국사로 불리게 된 것은 공민왕 때부터라고 전해진다. 공민왕 10년(1361)에 고려땅으로 쳐들어온 홍건적이 개경을 함락시킬 지경에 이르자 공민왕은 신하들과 함께 남쪽으로 피난을 떠났다. 이원면 마니산성에 머물던 공민왕은 가까운 국청사에 들러 나라가 평안하기를 비는 기도를 했고, 그후 왕이 나라의 평안을 빈 절이라고 영국사(寧國寺)로 고쳐 불렀다는 것이다. 이때 절 아래 마을사람들은 왕이 다니기 편하도록 산 위의 절까지 칡넝쿨로 엮은 다리를 매달아주었는데, 누교리라는 마을 이름은 거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국가지정문화재로 영동 영국사 은행나무(永同 寧國寺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223호)와 영동 영국사 승탑(永同 寧國寺 僧塔, 보물 532호), 영동 영국사 3층석탑(永同 寧國寺 三層石塔보물 533호), 영동 영국사 원각국사비(永同 寧國寺 圓覺國師碑, 보물 534호), 망탑봉 3층 석탑(보물 535호) 등이 있다.

   중앙의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되게 문수(文殊)·보현(普賢) 등 보살(菩薩)과 10대 제자, 사천왕 등 성중(聖衆)을 빽빽하게 배치하였다. 석가모니불은 눈 꼬리가 치켜 올라간 빈약하고 약간 부드러운 얼굴이다. 우견편단(右肩偏袒)을 입은 상체, 특히 살이 드러난 가슴이나 어깨, 팔 등은 소묘력이 크게 떨어져 빈약하고 부자연스럽다. 이러한 부자연스러움은 협시상에도 나타나는데, 특히 오른쪽에 탑을 들고 있는 사천왕(북 다문천왕)이나 본존 왼쪽 아래 보살 등의 도식적인 옷 주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인문 일파가 주도하여 그린 전형적인 군도형식(群圖形式)의 작품으로 본존을 에워싸도록 주위를 빙 둘러 권속들을 배치하였으며, 상단에는 부드러운 중간 색조의 황·녹·홍색의 색구름을 둔 뒤 나머지 여백을 짙게 처리하여 공간감을 부여하였다. 또한 주변 인물들의 크기를 위로 갈수록 작게 그리고 모두 본존불을 향하도록 함으로써 평면의 화면에 원근감을 나타냄은 물론, 예배화로서의 성격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겠다. 주 색조는 적·녹색으로 담채(淡彩) 계통의 밝은 홍색을 많이 사용하여 조선 초기적 경향이 강하며, 각 인물의 묘사에 있어 부분적으로 다소 경직된 면이 있기는 하나 단순한 듯 세밀하면서도 세련된 필치를 보여 솜씨가 뛰어남을 볼 수 있다. 온화한 인상의 불·보살상과 은은한 중간색으로 인해 부드럽고도 장엄한 분위기를 준다.

   불화의 테두리 하단 중앙 부분에 먹으로 쓰여 있는 화기 중의 “강희사십팔년사월일(康熙肆拾捌年四月日) 신화성영산일부봉안우(新畵成靈山一部奉安于)…화사(畵師) 인문(印文) 민기(敏機) 세정(洗淨)…”이라는 내용을 보아, 강희 48년(숙종 35년)인 1709년에 인문을 비롯한 민기, 세정 등 불화승(佛畵僧) 3인이 참여하여 그렸음을 알 수 있다. 17세기 이후 크게 유행한 군도형식(群圖形式)의 전형을 보여주는 예로 조성연대(造成年代)와 제작자가 명확할 뿐만 아니라, 17세기 전반에서 18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의 불화양식 흐름을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이다. 현재 불교중앙박물관 ‘붉고 푸른 불전 장엄의 세계’ 특별전에서 전시 중이다. (자료출처: 문화재청, 네이버 지식백과 문화유산정보)

* 문화재 소재지: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55, 불교중앙박물관 (견지동,광교빌딩)

* donga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23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