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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두보의 시를 언해(諺解)한 책. 분류두공부시(分類杜工部詩)

들풀/이영일 2015. 9. 8. 10:09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7~19(分類杜工部詩(諺解) 卷十七~十九, 보물 제1051-4호)는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 712-770)의 한시(漢詩)를 조선 성종 때 홍문관 전한 류윤겸(弘文館 典翰 柳允謙) 등이 왕명으로 번역하여 엮어서 을해자(乙亥字)로 인출된 전 25권 가운데 권17~19의 3권1책이며,『두시언해(杜詩諺解)』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언해(諺解)란 한글을 언(諺) 또는 언문(諺文)이라 부르던 조선시대에 한문(漢文)이나 백화문(白話文)으로 된 원전(元典)을 한글로써 번역 하는 일을 뜻한다.

   두시(杜詩)의 언해(諺解)시기는 초인본(初印本)의 조위(曺偉, 1454~1503)가 쓴 서문(序文)에 따르면 성종 12년(1481)가을에 착수하여 그해 12월에 마치고 선사(繕寫: 필사)하여 올렸는데 그 다음해인 13년(1482)7월의 차자(箚子)에 의하면 가뭄이 심하여 두시(杜詩)를 비롯한 다른 서적의 간인을 정지하고 그 비용으로 가뭄에 충당하자고 건의하였으니, 이 책의 편찬과 간행은 늦쳐졌을 것으로 추정된다.『성종실록(成宗實錄)』의 성종 20(1489)년 8월에 일본국사신(日本國使臣)에게『두시(杜詩)』를 하사(下賜)한 기록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성종 20(1489)년 8월 이전에는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체제는 두시(杜詩)원문을 2구(句)씩 중자(中字)로 싣고, 주석문과 시의 언해를 쌍해(雙行)의 소자(小字)로 싣고서 주석문과 본문 언해는 배권(白圈)으로 구분하였다. 내용은 주제 별로 분류하여 권(卷)17은 조,수,충,어권(鳥,獸,蟲,魚卷)18은 화,초,죽,목권(花,草,竹,木卷)19은 투증(投贈-남에게 물건을 줌), 기간상(寄簡上)등 분류 항목에 해당하는 소재의 고시(古詩)와 율시(律詩)가 수록되었다. 본집은 권수가 많은 탓인지 체제에 있어 통일되지 못한 곳이 많다. 그러나 다양한 소재의 두보 시를 전부 번역했다는 점과, 본격적인 문학 작품을 최초로 언해한 언해 문학의 백미(白眉)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두드러진다.

  [春夜喜雨 봄밤의 반가운 비] - 杜甫 - 好雨知時節 좋은 비가 시절을 알아/ 當春乃發生 봄을 맞아 새 생명을 돋게하네./ 隨風潛入夜 바람을 타고 밤에 몰래 와/ 潤物細無聲 세상을 적시는데 가늘어 소리도 없네./ 夜徑雲俱黑 밤길도 구름과 함께 어둡고/ 江船火獨明 강 위의 배에는 불빛 홀로 밝구나./ 曉看紅濕處 새벽에 붉게 젖은 곳을 보니/ 花重錦官城 꽃들로 둘러싸인 금관성이어라. 

   한문학(漢文學)의 연구와 번역 문학의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국어를 이해하는 데 소중한 문헌으로 손꼽힌다. 이 책의 발간을 통해 우리말을 기록문학의 문학어로 다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국어의 어휘와 표현 어법이 다양해졌다. 특히 초간본과 중간본을 비교해 볼 때 간행 연대가 150여년이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국어학에 있어서 언어 변천의 과정을 밝히는 데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중간본은 경상도에서 간행되었기 때문에 경상도 방언이 나타난다.

   이『분류도공부시언해(分類杜工部詩諺解)』는 성종 대에 시문에 능한 학자들이 국역에 참여하여 한글로 표현된 유창한 문체와 풍부한 어휘 등이 다른 한시를 능가하는 국어 한시로서 당시의 국어사 및 한시번역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학술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 (자료출처: 문화재청, 네이버고전문학사전 문화유산정보)

* 문화재 소재지: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227-2 토지주택박물관 (한국토지공사)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25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