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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처럼 고고한 선비를 형상화한 예술,「양산 통도사 사찰학춤」

들풀/이영일 2015. 11. 10. 11:03

  학(鶴)처럼 고고(孤高)한 선비를 형상화(形象化)한 예술(藝術),「양산사찰학춤(梁山寺刹鶴-)」이 전해오는 통도사는 우리나라 삼보 사찰 중의 하나로서 양산 예술혼의 뿌리이다. 양산의 전통 예술을 대표하는 양산사찰학춤도 통도사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신라 646년(선덕여왕 15) 통도사가 창건된 이래 불교대제, 영산재, 수륙재, 생전예수재, 종무대재 때 의례 행사무로 시작되어 통도사 승려들을 중심으로 현대까지 전승되어 왔다.

  양산사찰학춤은 사찰 의례무로 발생하여 춤사위를 학의 움직임에서 가져왔지만, 다른 학춤과는 달리 춤사위는 학 그대로가 아닌 선비의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학의 모습이나 노니는 거동 자체를 단순히 보여주기 보다는 학처럼 고고한 정신, 학처럼 우아한 움직임을 선비의 몸과 마음으로 표현하고 멋으로 풀어냈던 것이다. 양산사찰학춤에서의 모든 표현은 학 그대로이기보다 인간의 신체를 통하여 춤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 특유의 예술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학춤은 근세에 와서 학무와 학춤으로 구분되어 불리고 있다. 학 모양의 탈을 쓰고 지극히 제한된 동작으로 학의 동태를 표현한 것을 학무와 김덕명의 양산사찰학춤은 주로 경상남도 지역의 사찰 및 민간에서 전승되어 온 것으로 궁중정재 학춤, 한성준의 학춤과 더불어 학을 소재로 한 독특한 개성이 있는 춤이다.

  양산사찰학춤은 학의 움직임을 춤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복식은 조선시대 선비의 모습이고 학의 모습에서 따온 춤사위와 움직임은 고고한 선비의 이상을 표현하고 있다. ‘학처럼 고고한 선비’라는 말 그대로를 춤으로 펼치는 것이다. 춤추는 사람이 그대로 학이 되는 한성준의 학춤이나 궁중정재의 학춤과는 달리 선비의 몸과 마음으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다르고, 같은 복식이지만 규범이 단정한 동래학춤보다 춤추는 사람의 멋에서 훨씬 자유롭다.

  춤사위는 학의 움직임에서 가져왔다. 학이 날고 노닐고 먹이를 찾는 모습과 움직임을 스물네 가지의 동작으로 구분해서 춤사위로 끌어내었다. 높은 하늘을 날다가 사뿐히 내려앉는 듯 두 팔을 벌리고 들어서서 한 발을 들고 장단을 받은 후 쏜살같이 내려앉는 첫 번째 동작에서부터 목을 길게 늘이고 점잖게 뽐내면서 좌우를 살피는 동작이 학의 움직임을 설명해주면서도 그 움직임이 시원한 춤사위로 그대로 펼쳐진다. 한가롭게 거니는 모습, 먹이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모습, 먹이를 발견하고 넓게 원을 그리며 먹이를 노리는 모습, 먹이를 찾아내서 찍어 내리는 모습, 신이 나서 으쓱거리는 모습, 유유하게 노닐다가 놀라기도 하고 뛰고 노니는 갖가지 형상을 보여주다가 마지막에는 원을 그리며 날아갈 준비 자세를 잡고 빠르게 비상하는 학의 모습처럼 춤판을 떠난다. 이렇듯, 양산사찰학춤은 사찰 의례무로 발생하여 춤사위가 학의 움직임에서 가져왔지만 기방무의 일종인 한량무에서 파생한 동래학춤과는 달리 춤사위는 학 그대로가 아닌 선비의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사찰학춤 공연은 통도사 백성스님과 함께 통도사 학춤을 계승하기 위하여 배우고 있는 제자 두 분이의 서운암에서의 사찰학춤 모습이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학중앙연구원)

* 문화재 주소지: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26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