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갑사 수미왕사비(道岬寺 守眉王師碑,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52호)는 도갑사 경내에 서 있는 비로, 영암 출신 수미왕사의 활동과 내력을 기록하고 있다. 묘각화상 수미(妙覺和尙 守眉)는 조선시대 승려로 13세에 출가하였고, 불교를 숭상했던 세조(世祖)가 스승(王師)으로 모셨던 인물이다. 1458년(세조 4)에 왕명으로 해인사 대장경 50부를 인출하였으며, 이듬해에는 세조의『월인석보(月印釋譜)』간행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세조 대 불교 중흥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비(碑)는 전체 높이 334㎝, 비신 높이 200㎝, 너비 108㎝, 두께 21㎝ 거북모양의 받침(龜跌) 위에 비몸(碑身)을 세우고 머릿돌(螭首)을 올린 일반적인 모습이다. 형식적으로 조각된 거북받침은 머리가 용의 머리처럼 바뀌었으나, 목이 짧다. 앞발과 뒷발의 발톱이 다섯 개씩이다. 거북 등(龜甲)에는 벌집모양의 육각형이 매우 두껍게 조각되어 있다. 비몸 위에 놓인 머릿돌에는 섬세하게 조각된 구름 위로 중간과 양 모서리에 다투듯 뒤엉킨 두 마리의 용을 새겨놓았다. 비 전면 상단에 ‘月出山道岬寺王師妙覺和尙碑銘’이라 전서(篆書)하였고, 비문(碑文)은 19행의 해서체(楷書體)이다.
선조 14년(1581)에 비가 넘어져 새로 세운 것으로, 비문의 끝에 ‘崇禎己巳二月日始癸酉六月日立’이라 하여 이 비가 인조 7년(1629)에 시작하여 인조 11년(1633)에 완성하였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비문은 백암 성총(栢庵 性聰)이 짓고 썼다. 비신 후면에는 비 건립에 참여하였던 지방인사와 승려 등의 시주자들이 음각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조각의 솜씨와 비문의 필치가 섬세하고 우수한 작품으로, 17세기 초에 세운 석비로서는 특이하게도 고려시대 유행하였던 양식과 수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자료출처: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 문화재 소재지: 전남 영암군 군서면 도갑사로 306 도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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