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왕도(現王圖)는 불교(佛敎)의 세계관에서 죽은 자는 7일 이후부터 3년까지 시왕(十王)에게 심판받는데 비해 현왕(現王)에게는 3일 만에 심판을 받는다. 현왕(現王)은 본래 지옥을 다스리는 열 명의 왕 중 다섯 번째인 염라대왕(閻羅大王)이지만, 현왕신앙(現王信仰)이 인기를 얻으면서 다른 왕들과 따로 그려지게 되었다.
현왕(現王)을 중심으로 시동(侍童)들은 산개(傘蓋)를 받들고 있고 판관(判官)들은 망자(亡者)의 죄가 기록된 책과 두루마리 등을 펼치고 있다. 이 재판을 통해 육도(六道- 천天, 인人, 축생畜生, 지옥地獄, 아귀餓鬼, 아수라阿修羅) 중 어느 생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때 심판을 맡은 심판관(審判官)을 시왕(十王)이라 부른다. 현왕(現王)의 본래 명칭은 보현왕여래(普現王如來)이다. 특히 사람이 죽은 지 3일째 되는 날 현왕(現王) 마지를 올려 영혼을 천도하기 위해 그려 모신다. 이와 같은 내세에 대한 관심의 증폭에서 발원한 것이 염라대왕만을 단독으로 신앙하는 현왕신앙으로서 조선후기에 크게 유행하였다. 이 현왕을 주존(主尊)으로 모신 것이 바로 현왕도(現王圖)인 것이다. 화면의 중앙에 8폭 병풍을 세워두고 그 앞에 놓인 의자에 현왕이 묘사되어 있다. 그 전면에는 살아생전의 일(業)에 대해 심판받는 인물이 묘사되어 있다.
이 불화의 제작은 조선시대 1893년 금호당(錦瑚堂) 약효(若效)가 수화승(首畵僧)이 되어 맡아 하였다. 그는 근대기에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대표적인 불화승(佛畵僧)이다. (자료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유산정보)
* 문화재 소재지: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시왕도(十王圖)의 도상(圖像)은 거의 일률적이어서 상단에는 책상 앞에 앉은 시왕이 판관, 사자, 동자 등을 거느리고 망자를 심판(審判)하는 광경, 하단에는 망자가 지옥에서 옥졸들에게 무서운 형벌을 받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지옥 장면은 시대와 지역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예수시왕생칠경(預修十王生七經)』에 의하면 망자(亡者)는 사후(死後) 명부(冥府)로 가는 도중에 제1 진광대왕도(秦廣王圖)는 초칠일(初七日)에 망자를 목판 위에 눕히고 몸에 못을 박는 장면, 제2 초강대왕도(初江大王圖)는 이칠일(二七日)에 나무판에 죄인을 묶고 뱃속에서 오장육부를 끄집어내는 장면, 제3 송제대왕도(宋帝大王圖)는 삼칠일(三七日)에 죄인을 판에 묶고 혀를 빼내 그 위에서 소가 쟁기질하는 장면, 제4 오관대왕도(五官大王圖)는 사칠일(四七日)에 옥졸이 죄인을 창으로 꿰어 펄펄 끓는 솥에 집어넣는 장면, 제5 염라대왕도(閻羅大王圖)는 오칠일(五七日)에 죄인을 쇠절구에 넣고 찧는 장면과 업경(業鏡)에 죄를 비춰보는 장면, 제6 변성대왕도(變成大王圖)는 육칠일(六七日)에 옥졸이 죄인의 팔다리를 잡아 날카로운 칼이 꽂힌 숲에 던지는 장면, 제7 태산대왕도(泰山大王圖)는 칠칠일(七七日)에 형틀에 죄인을 묶고 톱으로 몸을 자르는 장면, 제8 평등대왕도(平等大王圖)는 100일째에 철산(鐵山) 사이에 죄인을 끼워 놓고 줄을 놓아 압사(壓死)시키는 장면, 제9 도시대왕도(都市大王圖)는 1년째에 죄인들을 얼음산에 던져 넣는 장면과 업칭(業秤)에 죄의 무게를 다는 장면, 제10 오도전륜대왕도(五道轉輪大王圖)는 3년째에 법륜대(法輪臺)를 통해 육도윤회(六道輪廻)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지옥사자를 그린 감재사자도(監齋使者圖)와 직부사자도(直符使者圖)가 함께 조성되어 명부전 안에 봉안되었으나 현재 남아있는 예는 많지 않다. (참고문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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