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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견지도와 류포충성. 두 편에 일본 근대 미술 감상

들풀/이영일 2015. 12. 12. 15:57

* 작품 1. 달맞이 그림(月見之圖)은 가부라키 기요카타(鏑木清方, 1878∼1972)의 종이에 담채로 20세기 초 그림 1943년 이왕가미술관 전시 작품 이다.

  보랏빛 기모노를 입은 여인과 억새가 담긴 나무통을 연한 채색으로 그린 소품이다. 제목을 보니 비로소 여인이 달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는 우리의 추석에 해당하는 음력 8월 15일에 주변을 억새로 장식하고, 둥글고 하얀 달맞이떡(月見団子)을 먹으며 달을 바라보는 풍속이 있다. 억새와 여인의 시선을 따라가면 휘영청 보름달이 떠있을 것만 같다. 여인이 청량한 포도무늬 청색 오비를 매고 있는 것을 보니, 아직 늦더위가 가시지 않은 추석의 밤기온도 느껴지는 듯하다. 배경도 없이 간략한 그림이지만 근대 미인화의 대가 기요카타의 기량을 확인하기 충분하다.

* 작품 2. 류호의 벌레 울음소리(柳圃蟲聲)는 가부라키 기요카타(鏑木清方, 1878∼1972)의 비단에 채색한 그림으로 1942년 제5회 신문전에 출품한 작품이다.

  도교에서 태어난 기요카타는 에도(江戶)의 옛 정취를 다양한 방식으로 화면에 담아 남기고자 하였다. 이 그림의 제목은 도교를 가로질러 흐르는 스미다 강(隅田川)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24곳을 모은 목판화집(墨水二十四景記)의 한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현재의 스미다 구(墨田區) 북부에 해당하는 류호(柳圃)에는 메이지 시대의 유명인 나루시마 류호쿠(成島柳北, 1837∼1884), 에노모토 부요(榎本武揚, 1836∼1908), 요다 갓카이(依田學海, 1834∼1909) 등이 모여 살았다. 기요카타는 훗날 이곳을 직접 방문하여 벌레 울음소리를 들의며 풍류를 나누는 3인의 초상을 그려 이곳의 정취를 표현 하였다.

  일본은 개항으로 인해 서양 근대 문명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일본은 자국문화를 객관화할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회화 영역에서는, 소위 ‘서양화(西洋畵)와 국화(國花)의 대응 구조를 형성하였다. 당시의 일본화가들 중에는 재료와 기법은 물론 주제에 이르기까지 이를 일본의 전통문화에서 찾아 자신들만의 감성을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자도 있었으며, 한편으로는 일본화의 기법으로 서양적인 주제를 표현함으로써 전통과 서구적요소의 융합을 시도하는 화가들도 있었다.

  일본의 근대 공예에는 메이지(明治) 정부에 의해 부국강병과 세계화를 위한 중요 산업의 하나로 인식되었다. 정부는 공예품을 제작해 오던 장인들을 관리하여 만국박람회 등에 출품을 장려하거나 작품의 판매를 위한 회사를 해외에 설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간섭 가운데 일본 전통의 기법을 고수하면서도 새로이 서양의 기법과 요소를 활용하고자 노력하는 장인들이 등장하였다.

  이와 같이 개항 이후의 전통과 서구 문화의 융합은 일본 근대미술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자료출처: 국립중앙박물관 해설정보)

* 문화재 소재지: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일본관 (용산동6가)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27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