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희여와도(伏羲女媧圖)는 중국 신강(新疆)의 투르판(吐魯番) 아스타나(阿斯塔那) 묘실(墓室) 천정(天丁)에 부착되어 있었던 사직채색(絲織彩色)한 7세기 그림을 복원(復元)한 모습이다. 한(漢) 나라 때의 돌에 새긴 그림과 당(唐) 나라 때의 채색(彩色)한 비단(緋緞) 그림도 발견되었다.
중국(中國)의 천지창조신화(天地創造神話)에 등장하는 남신(男神)인 복희(伏羲)와 여신(女神)인 여와(女媧)를 소재로 삼은 그림이다. 중앙에 두 신이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뱀의 모습을 하고 등장하며, 왼쪽이 여와, 오른쪽이 복희이다. 각각 손에는 창조의 상징물인 각각 컴퍼스(規)와 구부러진 자(曲尺)를 들고 있다. 몸을 꼬고 있는 모습은 세상의 조화와 만물의 생성이 초래됨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둥근 하늘과 네모난 땅으로 이루어진 중국의 전통적인 우주관(宇宙觀)과 관련된 상징물이다. 배경에는 해와 달, 별자리가 그려져 있어 하나의 소우주(小宇宙)를 재현하고 있다. 중국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얼굴과 손에 보이는 음영 표현(陰影法), 해와 달의 형상화 방식에서 중앙아시아적인 특징이 잘 드러난다.
* 복희씨(伏羲氏)는 태호복희씨(太皞伏羲氏) 또는 포희씨(庖犧氏)로 중국의 수인씨(燧人氏-부싯돌 수, 火食發明)와 신농씨(神農氏-醫藥.農業創始者)와 함께 삼황(三皇) 중 하나이다. 전설에서 복희는 인류에게 닥친 대홍수 시절에 표주박 속에 들어가 있던 덕분에 되살아날 수 있었다고 하는데, 다시 살아났다는 의미로 복희라고 했다고 전한다. ‘복희(伏羲)’란 희생(제사에 쓰이는 짐승)을 길러 붙여진 이름이다. 성씨는 풍(風)으로 전해진다.
전설에 의하면 기원전 2800년 무렵에 100년 이상 살았다고 전해진다. 무덤은 화이양 현 북쪽 3리 떨어진 곳에 있다. 하지만 다른 전설 시대에 나오는 인물 무덤처럼 실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는 사람의 머리에 뱀의 몸을 하고 있다고 하며, 다른 전설에는 용의 몸 이라고도 한다. 원래 민간 전설상으로는 태호와 복희는 별개의 인물이었다. 전국시대 진(秦)나라에서 편찬한 세본(世本)에서 동일 인물로 서술하자, 이후 황조 이후부터 동일인으로 서술하기 시작하였다. 이름이 두 개이고, 본래 동일인이 아니라는 기록이 존재하므로 실존성은 낮은 신화적인 상징이라고 해석이 하기도 한다. 태호 복희는 여와처럼 고대 민간 신앙의 신화일 뿐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복희 상상도가 출토된 신장의 경우 본래 한족 지역이 아니며, 한족 이외에 남방 소수 민족들도 복희 신화를 가지고 있어, 고대 씨족 사회에 널리 사용된 민간 신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당나라 시대 간행된 역경에 따르면 복희가 팔괘(八卦)를 만들었다고 서술하고 있으나, 복희가 살았다는 기원전 25세기의 문자나 기호가 발견되지 않았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팔괘는 주나라 초기 점술가들이 제안하였고 기원전 5세기 무렵에 여러 신앙과 풍습이 더해져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여, 사서의 내용들과는 실제로는 다른 면도 있다. 글자를 만들었다고 믿어지기도 하지만, 역시 복희가 살았던 시대의 문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 여와(女媧)는 중국 신화에서 인간을 창조한 것으로 알려진 여신이다. 복희와 남매로 구전된다. 뱀모양의 복회와 여와가 서로의 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이 화상석(畵像石) 등에 새겨져 있다. 여와(女媧)라는 단어는 여성 여신(女神)을 나타내는 단어이기도 하다.
회남자(淮南子)에 따르면, 태고 하늘에 4개의 기둥이 부러지자, 대지는 갈라지고 화재와 홍수가 발생했다. 맹수와 괴조(怪鳥)가 횡행하여 사람들을 괴롭혔는데, 이때 여와가 5색으로 빛나는 돌을 녹여 하늘의 구멍 뚫린 부분을 메웠다고 서술되어 있다. 풍속통의(風俗通義)에는 여와가 황토로 사람을 만들고, 결혼 제도를 만든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여와의 사당에 가서 빌면 결혼도 할 수 있고 자식도 낳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부족 사회를 이루고서 살고 있었고, 여성의 비중이 컸다. 여와 신화는 이러한 모계 사회를 대변한다고 한다.
남신 복희와 여신 여와의 모티프는 인도나 서아시아의 메소포타미아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복희, 여와라는 테마가 중국이 아닌 남방 문화에 의해 형성되어 중국으로 전래되었다는 학설도 있다. 중국의 소수 민족들도 여와을 신으로 모시는 풍습이 있다. 투르판 아스타나(阿斯塔那)의 묘실 천정에 부착되어 있었던 복희 여와도는 중국 내륙에서는 출토 예가 없다.
복희와 여와의 이야기는 세계 곳곳의 인간 탄생 신화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여와가 흙으로 사람을 빚어낸다는 이야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프로메테우스가 강물에 흙을 반죽해 사람을 만들었다는 내용, 성경에서 하나님이 진흙으로 사람을 만들고 코에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었다고 한 내용과 닮아 있다. 홍수 이야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데우칼리온 부부 이야기, 성경에서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와 닮아 있다. 여와 신화는 실제 역사라기보다는 신화로 이해되고 있다. (자료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위키백과)
* 문화재 소재지: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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