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조선왕릉-구리 동구릉의 혜릉(九里 東九陵 惠陵. 사적 제193호)은 조선 제20대 경종의 원비 단의왕후(端懿王后, 1686~1718) 심씨의 단릉이다.
혜능의 구성: 동구릉 서측 능선 숭릉과 경릉 사이에 조성된 단릉으로 비교적 낮은 구릉에 조성되었으며, 능역이 전반적으로 좁은 형태이다. 석물의 크기 또한 다른 왕릉 보다 작게 만들어졌다. 단의왕후가 승하 시에는 세자빈의 신분이었으므로, 원의 형식으로 단출하게 지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곡장 안의 봉분은 병풍석 없이 12칸의 난간석만 둘러져 있고, 봉분 주위 네 쌍의 석호와 석양이 교대로 배치되있다. 문석인은 173cm의 키에, 눈을 치켜뜬 차가운 이미지로 조각되었다. 무석인은 문석인보다 약 10cm 큰 키에, 이목구비가 상당히 이국적인데 특히 치아를 잔뜩 드러내 놓고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망주석 역시 다른 능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만들었는데 조각된 세호의 좌우 방향이 다르게 되어 있다. 장명등은 현재 터만 남아 있고 사라진 상태이다.
혜능의 역사: 단의왕후는 1718년(숙종 44) 2월 7일 소생이 없이 창덕궁 장춘헌에서 세자빈의 신분으로 승하하였다. 2월 8일에 소렴하고, 9일에 대렴하였다. 산역은 각 도에서 승군 1,000명을 징발하여 조성하였다. 4월 16일에 발인하여, 19일 현종의 능인 숭릉 왼쪽 산줄기에 안장하였다. 1720년 경종이 즉위하자 왕비로 추봉하여, 능의 이름을 혜릉이라고 하였다. 경종과 계비 선의왕후는 서울 성북구 석관동의 의릉에 같이 모셔져 있으나, 일찍 승하한 단의왕후의 능인 혜릉은 이곳에 홀로 1718년(숙종 44)에 조성되었다. 6.25로 인해 홍살문과 정자각이 불타서 주춧돌만 남은 상태였으나 1995년 새로 복원하여 왕릉의 면모를 다시금 갖추게 되었다.
단의왕후 생애이야기: 단의왕후는 1686년(숙종 12) 5월 21일 회현동에서 청은부원군 심호의 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유순하면서도 의젓하였으며 타고난 지혜로움이 있었다. 1696년(숙종 22) 11세의 어린 나이에 세자빈으로 간택되었다. 간택에 참여하고 집에 돌아간 후에는 손수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집안의 여러 사람들에게 대접했으며 두 번째 간택하던 때는 종일토록 눈물을 흘리며 부모의 곁을 떠나는 것을 슬퍼했다고 한다. 별궁에 들어와 거처하게 되자 하루 종일 단정하게 앉아서 잠시라도 함부로 기대거나 나태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시녀들이 궁궐 구경하기를 청해도 따르지 않고 『소학(小學)』을 읽었다. 이와 같은 타고난 의젓함과 총명함으로 궁궐의 어른들과 병약한 세자를 섬기는 데 손색이 없었다고 전하는데, 경종이 즉위하기 2년 전인 1718년(숙종 44) 2월 7일 병을 앓다가 33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그 해 4월 18일 숭릉 왼쪽 산줄기에 안장했고, 1720년 경종이 즉위하자 왕비로 추봉했다.
단의왕후 일화: 단의왕후는 첫 돌이 지나기 전에 말을 했다고 기록은 전한다. 또한 놀이를 하더라도 반드시 법도가 있었으며, 3세 때 할머니를 공양하는데 정성과 효도가 돈독하고 지극했다고 한다. 말은 항상 단정하고 조심스럽게 했고, 물건을 처음 보면 희귀한 것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어른에게 먼저 바쳤으며, 비록 맛있는 음식이 있더라도 어른이 먹으라고 명하지 않으면 멋대로 음식에 손을 대지 않았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어른들께 문안인사를 드렸다. 단의왕후가 5세 때이던 어느 여름날, 아버지 심호가 술에 취해 낮잠을 자면서 딸에게 부채를 들고 파리를 쫓게 한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저녁때가 되도록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켰다. 그래서 심호는 그 딸을 매우 기특하게 여기고 사랑하여 항상 가인들에게 이를 칭찬했다고 한다. 또한 그녀는 천성이 간소한 것을 좋아하여 남이 좋은 옷을 입어도 부러워하지 않았으며, 좋은 것이 생겨도 반드시 여러 동생들에게 모두 나누어주는 등 물건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혜릉 제향일은 매년 양력 3월 넷째 일요일이다.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 문화재 소재지: 경기 구리시 동구릉로 197 (인창동) 동구릉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13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