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보물 제1286호)는 관음보살도(觀音菩薩圖)라고도 한다. 오른발을 왼쪽무릎에 올린 반가좌 자세로 기암절벽 바위 위에 걸터앉아 선재동자(善財童子)를 굽어보고 있는 모습으로,『화엄경(華嚴經)』의 내용 중 한 장면을 그린 것이다. 관음보살의 등 뒤로는 한 쌍의 대나무가 표현되어 있고, 앞쪽으로는 버들가지가 꽂힌 꽃병이 있으며 주위에 금가루로 원형을 그려 놓았다.
수월간음도(水月觀音圖)의 윤곽선과 세부 묘사는 붉은색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베일의 바탕과 주름선은 백색으로 그린 다음 금가루에 아교(阿膠)를 섞은 금니(金泥)로 겹쳐 그렸고 안쪽에는 고려문양(高麗紋樣)의 특징인 연꽃덩쿨무늬(蓮花唐草文)를 원안에 넣었다. 입고 있는 치마는 붉은색을 칠하고 백색으로 거북 등껍질 문양을 그린 다음 그 위에 먹선으로 덧그려 문양이 뚜렷하다. 근엄한 얼굴모습, 목에 드러난 삼도(三道), 목걸이 장식아래 드러난 처진 가슴은 수월간음도의 형식화가 진전된 모습이다. 관음보살의 아래쪽에는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와 허리까지 굽힌 선재동자(善財童子)가 두 손을 모으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구도의 모습을 극대화한 듯하다. 상의(裳衣) 위에 표현된 붉은 색 바탕위에 그려진 귀갑문(龜甲文)은 반투명 천의와 대비되면서 화려하면서도 장식적으로 보인다. 얼굴은 근엄한데 비해 손은 섬섬옥수의 가늘고 섬세한 모습으로, 그리고 그와 반대로 통통한 발이 인상적이다.
관음보살(觀音菩薩)은 여러 모습으로 중생 앞에 나타나 고난에서 안락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자비(慈悲)를 상징하는 보살로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에는 그가 사는 정토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일체 중생이 위험한 구난에 처했을 때 진심으로 관음보살을 부르면 그 음성을 살피고 여러 모습으로 모두에게 응해주는 것이 마치 달(月)이 여러 물(水)에 두루 나타나는 것과 같다는 관음보살의 신앙 성격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 의미의 기원은 한역된 80권 본『화엄경』에서 ‘수월중(水月中)’의 비유가 나오는데, 이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고정 불변된 실체가 없음을 뜻하는 대승불교(大乘佛敎)의 중요한 사상인 공(空)의 비유로 쓰이고 있다.
이 그림은 1994년에서 1996년까지 보수작업을 통해 원래의 모습을 거의 되찾은 상태로 색채가 매우 양호하다. 전체적으로 안정되었고 고려 불화의 양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어 수월관음도의 시대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며, 섬세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자료출처: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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