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謙齋鄭歚畵帖)'이 귀환 8년 만에 일반에 공개되었던 전시는 영인복제본 및 화첩의 환수과정과 학술적 의의를 밝히는 글들을 모은 단행본 ‘돌아온 문화재 총서 시리즈1’ 발간을 기념하여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2014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전을 열었다.
['금강내산전도 金剛內山全圖' 비단에 엷은 색. 33*54.3cm]
이 화첩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를 집필한 독일 상트 오틸리엔(St. Ottitien) 수도원의 노르베르트 베버(Nobert Weber, 1870∼1956) 총아빠스 신부가 1925년 한국 방문 중에 수집해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며,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에 80년 동안 비장 되었던 소중한 작품집이다. 행적이 사라졌던 이 화첩은 1975년 당시 독일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던 유준영 전 이화여대 교수에 의해 발견됐다. 이후 경북 칠곡군 왜관수도원 선지훈 신부의 끈질긴 노력에 힘입어 베네딕도회 한국 선교 100년을 맞아 오틸리엔 수도원으로부터 2005년 영구대여 형식으로 반환됐던 것이다.
[고사선유도 高士船遊圖, 고산방학도 孤山放鶴圖, 구룡폭도 九龍瀑圖,
기려귀가도 騎驢歸嫁圖, 기우출관도 騎牛出關圖, 기우취적도 騎牛吹笛圖]
화첩에는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창출한 최고의 거장 겸재(謙齋) 정선(鄭歚 1676~1759년)의 작품 21폭의 그림들로 구성되어 있다. 진경산수화, 고사인물화, 산수인물화, 송학도 등 다양한 화재를 다룬 이 화첩의 그림들은 정선의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작품집이다.
[노재상한취도 老宰相閑趣圖, 만폭동도 萬瀑洞圖, 부강정박도 掊江停迫圖,
부자묘노회도 夫子廟老檜圖, 압구정도 鴨鷗亭圖, 야수소서도 夜授素書圖]
진경산수화는 금강산의 전체 경관을 담은 '금강내산전도(金剛內山全圖)'와 내금강의 명소 '만폭동도(萬瀑洞圖)', 외금강의 명소인 '구룡폭도(九龍瀑圖)' 등 금강산 그림 3폭과 함께 태조 이성계가 함흥의 고향집에 손수 심었다고 전해지는 소나무를 그린 '함흥본궁송도(咸興本宮松圖)', 대동강변의 연광정을 중심으로 평양성을 재현한 ‘연광정도(練光亭圖)’, 한강 남단의 압구정과 그 주변 경관을 그린 ‘압구정도(鴨鷗亭圖)’ 등이 대표적이다. 고사인물화로는 위대한 성인 공자를 소재로 그림 ‘행단고슬도(杏壇鼓瑟圖)’, 노자를 주제로 한 ‘기우출관도(騎牛出關圖)’와 세상의 비밀을 전해주는 책을 소재로 한 ‘야수소서도(夜授素書圖)’, 제갈량(諸葛亮, 181∼234)의 고사를 다룬 ‘초당춘수도(草堂春睡圖)’, 북송대 임포(林逋, 967∼1028), 사마광(司馬光, 1019∼1086), 장재(張載, 1027∼1077), 정이(程頤,1033∼1107) 고사를 다룬 그림들이다.
[연광정도 練光亭圖, 일출송학도 日出松鶴圖, 초당춘수도 草堂春睡圖,
풍우기려도 風雨騎驢圖, 함흥본궁송도 咸興本宮松圖, 행단고슬도 杏壇鼓瑟圖]
‘화표주도(華表柱圖)’는 강원도 정선 화암8경 중 하나의 실경을 담은 진경산수화로 보는 견해와 한나라 정령위(丁令威)의 신선 고사를 다룬 고사인물화로 보는 견해로 나뉘어져 흥미를 더한다. ‘와 노자를 시작으로 해 한나라 장량, 삼국시대 제갈량을 거쳐 북송대 유학자로 이어지는 고사인물화(故事人物畵) 등 겸재의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그림들이다. (국립고궁박물관 자료정보)
[화표주도 華表柱圖, 횡거관초도 橫渠觀櫵圖]
* 문화재 소재지: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 134-1 (성 베네딕도 왜관 수도원)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7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