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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 사당, 서울 육상궁(毓祥宮, 사적 제149호)

들풀/이영일 2016. 12. 10. 07:15

  서울 육상궁(毓祥宮, 사적 제149호)은 영조의 생모이며 숙종의 후궁인 숙빈 최씨(1670-1718)의 신위를 모신 사당이다. 영조는 부모에 대한 ‘효(孝)’라는 명분 아래, 필생에 걸쳐 사친(私親)에 대한 추승 사업을 추진하였다. 육상궁의 조성은 그 노력의 일환이자 왕권의 존엄성과 권위를 높이려는 시도였다. 원래 조선 시대 후궁은 종묘에 부묘될 수 없었고 공식적인 그 어떤 공간에서도 신주가 봉안될 수 없었다. 그러나 영조 대에 조성된 육상궁을 중심으로 국왕의 생모를 모신 사당들이 점차 생겨나, 조선 시대 후궁들 가운데 역대 국왕 또는 추존된 왕의 생모인 일곱 분의 신위를 모신 칠궁이 갖춰졌다. 칠궁 권역에는 원래 숙빈 최씨의 사당인 숙빈묘(영조때 육상궁으로 개칭)만 있었으나 1908년 서울 주변에 흩어진 여러 사친묘(私親廟)을 합치면서 육궁이 됐다. 이어 1929년 고종의 후궁인 엄씨의 덕안궁을 옮겨 오면서 지금과 같은 칠궁이 됐다.

   칠궁(七宮)은 조선조 500여년 동안 아들이 왕위에 오른 후궁 7명의 신주 등을 모셔 제사지내는 사당이다. 동서로 줄지어 있고 이에 따른 행랑, 2채의 재실 등이 배치되어 있다. 동쪽으로부터 배열된 칠궁의 순서와 모셔진 신위의 내용을 보면, 숙종의 후궁이자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의 신위를 모신 육상궁(毓祥宮)을 비롯해 추존된 왕 진종(眞宗)의 생모 정빈 이씨(靖嬪李氏)의 연호궁(延祜宮), 영친왕의 생모 순헌귀비 엄씨(純獻貴妃嚴氏)의 덕안궁(德安宮), 경종의 생모 희빈 장씨(禧嬪張氏)의 대빈궁(大嬪宮), 순조의 생모 수빈 박씨(綏嬪朴氏)의 경우궁(景祐宮),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 이씨(暎嬪李氏)의 선희궁(宣禧宮), 추존된 왕 원종(元宗)의 생모 인빈 김씨(仁嬪金氏)의 저경궁(儲經宮)을 일컫는다.

   육상궁은 나즈막한 담에 둘러싸여 있고 왼쪽에는 네 개의 사당이 각기 독립해 서로 접하여 서있다. 이 사당 앞쪽에는 제사지내는 곳과 우물이 있으며 그 앞에 정문이 있다. 청와대 경계 서쪽과 맞닿아 있는 칠궁권역은 사적지에 묘궁 5개동을 포함해 24개동의 건물이 있으며 종묘와 더불어 조선시대 묘사(廟祠)제도를 알 수 있는 중요 자료다.

   연호궁과 덕안궁 사이의 우물 '냉천(冷泉)'과 초가집으로 된 정자 냉천정(冷泉亭), 늘어진 소나무, 긴 돌로 짠 연못과 축대, 벽돌담 등이 잘 어울려 있어 주변의 뜰은 소박한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자 '냉천정'의 현판은 영조의 친필이다. 육상궁 신실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재현된 모습이다. (참고문헌: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칠궁 배치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 문화재 주소지: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2 (궁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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