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고[학명: Tulipa edulis (Miq.) Baker]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의 모양이 무릇과 아주 흡사하고 꽃이 알록달록해서 흔히 까치무릇이라고도 부르고, ‘물구’, ‘물굿’이란 이름도 있다. 어린잎은 식용, 뿌리는 약용으로 쓰인다. 꽃말은 ‘봄처녀’이다.
산자고(山慈姑)에서 자고(慈姑)는 자비로운 시어머니라는 말이다. 이 식물의 이름에는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옛날 홀로 삼남매를 키운 여인이 있었는데, 딸 두 명을 시집보내고 막내아들만 남았지만 아주 가난해 아무도 시집을 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해 봄날 한 처녀가 보따리를 들고 나타났다. 물어보니 홀아버지를 모시고 살다가 아버지가 죽자 유언에 따라 그곳으로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그 처녀를 며느리로 삼았다. 그들은 아주 행복했지만 사람들이 부러워했기 때문일까? 그만 며느리가 등창이 나고 말았다. 날로 고름이 심해졌으나 돈도 별로 없고 마땅히 의원을 찾아갈 수도 없이 보내다가 어머니가 우연히 산에서 이 꽃을 발견해 며느리의 등창이 난 곳에 발랐더니 병이 나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뒤로 이 작은 꽃을 산자고라 부르게 되었단다.
우리나라와 일본·중국 등지가 원산이고, 우리 나라 중부 이남의 지역과 제주도에 분포하는데 드물게 볼 수 있다. 산과 들판의 양지바른 풀밭에 난다. 땅 속에 지름 5mm쯤 되는 계란 꼴의 비늘줄기(鱗莖)가 연한 갈색의 껍질을 쓰고 있다. 가늘고 길쭉한 2장의 연한 잎이 비늘줄기에서 자라난다. 흰색의 잎은 길이 15~20cm, 너비 4~6mm이다. 4~5월에 연하여 휘어지기 쉬운 꽃대 하나가 20cm 정도의 높이로 자라나 끝이 3~4개로 갈라져 각기 한 송이씩 꽃을 피운다. 꽃은 종 모양으로 곧게 서며 6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진다. 꽃의 크기는 2~2.5cm이고 흰빛으로 피어나는데 꽃잎의 바깥쪽에는 진한 보라색의 가느다란 줄이 나 있다. 열매는 삭과(殼果)로서 세모나고 둥글며 끝에 길이 6mm 정도의 암술대가 달린다.
본초명(本草銘)은 자고(慈姑), 산자고(山慈姑), 광고이다. 비늘줄기를 가을 또는 봄에 캐내 깨끗이 씻은 뒤에 햇볕에 말려서 약재로 쓴다. 화농성의 종양은 말리지 않은 비늘줄기를 잘 찧어서 종이나 헝겊에 발라 환부에 붙인다. 비늘줄기에는 질이 좋은 녹말이 함유되어 있어 자양강장제로 몸을 튼튼히 한다고 하며 달여 마시거나 불에 구워 먹기도 한다. (참고문헌: 한국의 자원식물. 네이버 지식백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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