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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꽃무릇[石蒜, Lycoris radiata]’

들풀/이영일 2017. 2. 28. 09:17

  꽃무릇[학명: Lycoris radiata HERB.]은 수선과의 유독성, 알뿌리 여러해살이풀이다. 다른 이름은 석산(石蒜), 노아산, 산오독, 산두초, 야산, 붉은상사화가 있다. 관상용, 식용, 약용식물이다. 본래 이름은 돌 틈에서 나오는 마늘종 모양을 닮았다 하여 '석산화(石蒜花)'라고 한다.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 꽃이 진 후에야 잎이 돋아나는 꽃무릇은 결코 만날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는 듯하다 해서 상사화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잎이 지고 난 후에 꽃이 피는 상사화와는 엄연히 다르다. 꽃말은 ‘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꽃무릇에 얽힌 이야기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무릇 군락지는 고창 선운사를 비롯하여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등이다. 우아한 자태의 연꽃과 달리 너무나 화려하고 유혹적인 빛깔인지라 절과는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유독 절집에 꽃무릇이 많은 이유는 뭘까? 바로 꽃무릇 뿌리에 있는 독성 때문이다. 코끼리도 쓰러뜨릴 만큼 강한 독성분으로 인도에서는 코끼리 사냥용 독화살에 발랐다지만 국내에서는 사찰과 불화를 보존하기 위해 사용해왔다. 절집을 단장하는 단청이나 탱화에 독성이 강한 꽃무릇의 뿌리를 찧어 바르면 좀이 슬거나 벌레가 꾀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필요성에 의해 심은 것이 번져 군락을 이룬 것이다.

   한국 남쪽 따뜻한 지방의 주로 사찰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일본에 원산이다. 꽃무릇의 알뿌리는 넓은 타원 꼴이고 지름이 2.5~3.5cm이며 껍질은 검다. 길이 30cm 안팎의 잎은 줄 꼴이고 끝이 뭉뚝하다. 잎 한가운데의 굵은 잎맥이 희게 보인다. 가을에 잎이 없어진 뒤 알뿌리에서 30~50cm의 길이인 꽃줄기가 9~10월경에 자라나 여러 송이의 큰 꽃이 우산 모양으로 달린다. 지름이 7~8cm쯤 되는 꽃은 붉게 피며 길이 4cm쯤 되는 6장의 피침 꼴 꽃잎을 가지고 있다. 꽃잎은 뒤로 말리며 가장자리에는 주름이 잡힌다. 6개의 수술은 꽃잎보다 훨씬 길어 꽃 밖으로 길게 뻗어 나온다. 가을볕을 한껏 품은 붉은빛의 그리움이다. 열매를 맺지 못하며 꽃이 말라죽은 뒤 짙은 녹색 잎이 자라난다.

   본초명(本草銘)은 석산(石蒜), 오산(烏蒜), 독산(獨蒜)이다. 거담, 이뇨, 소종, 최토(催吐)의 효능이 있다. 적용질환은 기침, 가래, 임파선염, 각종 종기 등이다. 독성식물이지만 알뿌리를 짓찧어 물 속에서 잘 주물러 찌꺼기를 걸러낸 다음 다시 물로 여러 차례 씻고 가라앉히는 조작을 되풀이하면 독성이 제거되고 질 좋은 녹말을 얻게 된다. (참고자료: 한국의 자원식물·네이버·다음 지식백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35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