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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인디오의 보배로운 재물, 옥수수[玉蜀黍蘂]

들풀/이영일 2017. 7. 21. 06:37

  옥수수[학명: Zea mays L.]는 외떡잎식물 벼목 화본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옥수수라는 이름은 중국의 옥촉수(玉蜀黍)에서, 강냉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강남에서 왔다는 유래가 있다. 옥맥수(玉麥須), 옥촉태(玉蜀泰), 포미(包米), 포곡(苞穀), 진주미(珍珠米), 옥미(玉米), 옥미수(玉米鬚), 옥시기, 옥숙구, 옥수시, 옥쉬이, 강냉이, 강내이, 강내미, Sweet-corn, Sugar-corn, Indian-corn, Turkey-corn, Corn, Maize 라고도 한다. 가축의 먹이, 인간의 식량, 산업 원료이다. 꽃말은 ‘재화와 보물’, ‘보배롭고 귀중한 재물’, ‘보화’이다.

  옥수수는 고대 마야와 아즈텍 원주민들의 주식이었다. 그래서 마야 사람들은 옥수수를 신이 죽어 환생한 거룩한 작물로 여겼고 자신들도 신이 옥수수를 빚어 만들었다고 믿었다.

  마야 신화는 16세기에 발견된《포폴부》라는 책이 바탕이다. 마야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수많은 신들이 살았는데 제우스에 해당하는 신이 훈 후나푸다. 젊은 남성으로 옥수수를 닮았다. 깊은 산속에 살던 훈 후나푸가 어느 날 지하 세계의 신과 싸우다 전사했다. 지하의 신 시발바는 훈 후나푸의 목을 베어 죽은 나뭇가지에 꽂았는데 그러자 나무가 살아나 땅을 뚫고 나와 훈 후나푸를 닮은 열매를 맺으니 바로 옥수수다. 그래서 마야 문명에서 옥수수는 신이 죽었다가 다시 부활한 작물로 여겨진다.

  《포폴부》에 나오는 창조의 신은 케찰코아틀이다. 생각하는 모든 것이 실제로 존재하도록 만드는 신으로 땅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하니 땅이 만들어졌고 머릿속에서 산을 떠올리자 산이 생겼다. 나무와 하늘과 동물을 생각하니 모든 것이 생각한 대로 이뤄졌다. 이 신이 처음 동물을 만들었는데 이것들이 창조주인 자신을 몰라보고 시끄럽게 울부짖기만 했다. 신이 화를 내며 동물들을 모조리 숲으로 쫓아버렸다. 다음에는 진흙으로 인간을 빚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고 나무로 인간을 만들었지만 역시 실패했다. 분노와 실망으로 가득 찬 신이 이번에는 옥수수로 인간을 창조했다. 옥수수 가루를 반죽해 인간을 만들었더니 말도 할 줄 알고 아이도 낳아 번식을 하는 데다 자신을 만들어준 신을 경배하는 것은 물론 신께 제물도 바칠 줄 알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옥수수 인간이 바로 인디오의 선조이자 최초의 인간이다. 마야 문명의 창조 신화를 보면 옥수수가 마야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으로, 전 세계와 한국 전역에서 재배한다. 줄기는 곧게 서며 높이 1.5∼2.5m 자라고 일반적으로 가지를 치지 않는다. 잎은 너비 5∼10㎝, 길이 1m 이상이며 줄기에 어긋나게 달린다.

  꽃은 수꽃이삭이 줄기 끝에 달리고 암꽃이삭은 줄기 중앙부의 잎겨드랑이에 달리며 몇 장의 포엽에 싸여 있는 이삭축[穗軸]의 표면에 10∼20열의 암꽃 작은이삭이 세로로 늘어선다. 각각의 작은이삭은 2개의 작은 꽃으로 되어 있으며 1개의 작은 꽃은 불임화(不稔花)이다. 씨방에는 긴 비단실 모양의 암술대가 있으며 이것이 개화할 때 다발 모양으로 포 끝에 나와서 수분(受粉)한다. 같은 그루에서는 수꽃이 암꽃보다 2일 정도 빨리 피며 풍매화로서 타가수정을 한다. 옥수수알은 수분 후 젖익음때(유숙기), 풀익음때(호숙기), 굳음때(경화기), 누루익음때(황숙기)를 거쳐서 익음때(성숙기)에 이르며 품종과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성숙까지 45~60일이 걸린다.


  생약명(生藥銘)은 옥촉서예(玉蜀黍蘂)이다. 효능은 노화예방, 피부건조, 피부습진, 충치개선, 정장, 신경진정, 체력증강, 신장병치료, 식욕촉진, 변비개선, 소화촉진, 동맥경화예방, 이뇨, 지혈, 결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항암이다.

  민간에서 옥수수 수염(玉蜀黍)을 차로 만들어 만성신장염, 황달, 결석 등의 치료에 보조제로 쓰이며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 갈증도 멎고 이뇨효과로 부기도 잘 빠진다고 한다. 최근에는 혈당강하작용, 혈압강하작용, 간염과 천식의 치료에도 약간의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옥수수 차에 포함된 베타-시토스테롤 성분은 약간의 소화불량이나 장에 가스가 찰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옥수수 암술의 속대(玉米軸)를 맑은물로 푹 삶아서 우려낸 물을 입안에 머금고 있다가 뱉어버리기를 20회 정도 반복하면 치통 치료와 치주 질환에 따른 염증 개선에 효능이 있다.

  옥수수는 소화율이나 칼로리가 쌀, 보리에 뒤떨어지지 않으나 단백질이 적으므로 주식으로 하려면 콩과 섞어 먹거나 유럽에서처럼 우유, 고기, 달걀 등과 함께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풋옥수수를 수확하여 쪄먹기, 옥수수차 또 엿이나 묵을 만들며 가루는 콩가루, 밀가루와 섞어서 과자, 빵, 만두, 죽을 만들어 식용한다. 올챙이묵은 강원도의 향토음식으로 유명하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38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