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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태양을 부끄러워하는 바람둥이, 나팔꽃[牽牛子]

들풀/이영일 2017. 8. 24. 13:52

  나팔꽃[학명: Ipomoea nil (L.) Roth]은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메꽃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이다. 옛날에는 나팔꽃 씨앗을 주고 그 대가로 소 한 마리를 끌고 왔기 때문에 견우자(牽牛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견우화(牽牛花), 견우, 구이초(狗耳草), 분증초(盆甑草), 천가(天茄), 나팔화(癩叭花), 금령(金鈴), 초금령(草金鈴), Lobedleaf-Pharbitis, Japanese-morning-glory라고도 한다. 나팔꽃의 잎은 미량의 대기오염물질인 오존, 이산화황, 옥시던트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잎의 표면에 붉은 반점을 형성하여 환경오염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애기나팔꽃(학명: Ipomoea lacunosa L.)은 좀나팔꽃, Small-flowered, White-Morningglory라고도 한다. 북아메리카 원산 귀화식물로 꽃이 작고 앙증맞다. 꽃말은 ‘결속’, ‘허무한 사랑’, ‘기쁜 소식’이다.

  전해지는 이야기로 “어느 마을에 마음씨 착한 아내와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가 살고 있었다. 둘 사이는 매우 행복하였고 이것을 시기한 원님이 화가 아내를 불러 감옥에 가두었다. 아내를 보고 싶어 하던 남편은 자기가 그린 그림을 원님이 살고 있는 담장 아래에 묻은 후 목숨을 끊었다. 그날 밤 남편의 꿈을 꾼 화가 아내는 아침에 밖을 내다보고 담벼락을 타고 올라와 핀 나팔모양의 꽃을 보았고 죽은 남편을 생각하며 꿋꿋이 살았다고 한다.” 나팔꽃은 일찍 피었다가 빨리 시들기 때문에 바람둥이 꽃이라 하여 미망인이 심기를 꺼렸다 한다.

  인도가 원산지인 한해살이 덩굴식물이다. 관상용으로 심지만 길가나 빈터에 야생하기도 한다. 줄기는 아래쪽을 향한 털들이 빽빽이 나며 길게 뻗어 다른 식물이나 물체를 왼쪽으로 3m 정도 감아 올라간다. 잎은 어긋나고 긴 잎자루를 가지며 둥근 심장 모양이고 잎몸의 끝이 보통 3개로 갈라진다. 갈라진 조각의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톱니가 없으며 표면에 털이 있다.

  꽃은 7∼8월에 푸른 자주색, 붉은 자주색, 흰색, 붉은 색 등 여러 가지 빛깔로 피고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대에 1∼3송이씩 달린다. 꽃받침은 깊게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가늘고 길며 끝이 뾰족하고 뒷면에 긴 털이 있다. 화관은 지름이 10∼13cm이고 깔때기처럼 생겼다. 꽃봉오리는 붓끝 같은 모양으로 오른쪽으로 말려 있다.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이다. 꽃은 해가 진후 꽃망울이 열리기 시작하여 새벽에 핀 후 다음날 오전에 시든다. 열매는 꽃받침 안에 있으며 3칸으로 나누어진 둥근 삭과이다. 3칸에 각각 2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생약명(生藥銘)은 견우자(牽牛子), 흑축(黑丑), 백축(白丑)이다. 한방에서는 푸르거나 붉은 나팔꽃의 종자(黑丑)와 흰 나팔꽃의 종자(白丑)는 대소변을 통하게 하고, 부종, 적취(積聚:오랜 체증으로 말미암아 뱃속에 덩어리가 생기는 병), 요통에 효과가 있다. 흑축의 효과가 백축보다 빠르다. 민간에서는 나팔꽃에 잎이 많이 붙어 있을 때 뿌리에서 20cm 정도 잘라서 말려 두었다가 동상에 걸렸을 때 이것을 달인 물로 환부를 찜질한다. 나팔꽃 씨앗은 변비를 치료하는 가정상비약으로 써왔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388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