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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불타는 뿔이 달린 무서운 괴물, 가시연꽃[芡實]

들풀/이영일 2017. 8. 28. 06:53

  가시연꽃[학명: Euryale ferox Salisb. ex K.D.Koenig & Sims.]은 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목 수련과의 한해살이부엽(浮葉)식물이다. 개연, 가시연, 철남성이라고도 한다. 식물 전체에 가시가 많이 있어서 가시연꽃이라고 한다. 특이한 것은 꽃이 핀 모습으로, 대개 가시가 있는 긴 꽃대가 연잎을 뚫고 나와 꽃을 피운다. 자신의 몸 일부를 희생하면서까지 꽃을 피우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1속 1종의 아주 희귀한 식물로, 영어 이름은 ‘고든 유리알(Gordon Euryale)’이라고 한다. ‘유리알’은 그리스 신화의 괴물인 고르고(Gorgon)와 관련이 있으며, 그리스어로 ‘넓다’는 뜻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식용, 약용, 관상용으로 이용된다. 꽃말은 ‘그대에게 행운을’, ‘청정’, ‘신성’, ‘순결’, ‘번영’, ‘장수’이다.

  한국, 일본, 중국, 인도, 타이완 등지에 분포하고, 경기와 강원 이남에 못이나 늪에서 자란다. 풀 전체에 가시가 있고 뿌리줄기에는 수염뿌리가 많이 난다. 잎은 수면 위로 드러난 둥근 쟁반 모양으로 직경 2m까지 성장하고, 앞면은 광택이 나고 주름이 지면서 마치 악어의 등 비늘처럼 보인다. 뒷면은 흑자색을 띠고, 돌출 맥이 있다. 4~5월에 물속에서 발아한다. 발아한 잎은 작고 침모양이며, 가시가 없는 화살촉 모양으로 성장하고, 마침내 창 모양으로 변한다. 뒤이어 순차적으로 생겨난 잎은 차례로 크며, 보통 10장 때부터 둥근 방패모양이 되고, 예리한 가시도 함께 생겨난다. 긴 잎자루 끝에 붙어 있다.

  꽃은 7~8월에 화려한 자색으로 피며, 충매화(蟲媒花)다. 물속에서 한여름(주로 7월)에 폐쇄화(閉鎖花)가 생긴다. 열매는 주로 물속 폐쇄화에서 만들어지고, 육질 가종피(假種皮)로 둘러싸인 직경 1cm 정도의 구슬모양 물열매(液果, 漿果)다.

  생약명(生藥銘)은 검실(芡實)이다. 뿌리를 검인근(芡仁根), 잎을 검인엽(芡仁葉), 열매를 감인(嵌仁), 검인(芡仁), 계두실(鷄頭實), 계옹(鷄雍)이라 한다. 주로 비뇨기와 운동계 계통의 통증을 다스린다. 자양강장, 진통, 지사 등의 효능이 있고 콩팥을 튼튼히 한다. 적용질환은 신체허약, 유정(遺精), 임질, 허리 무릎의 마비통증, 만성설사, 임질, 대하증, 요실금 등에 효능이 있다. 그밖에 신경쇠약에도 좋다. 열매를 가시연밥이라고도 하며, 열매 속에 들어 있는 씨를 가을에 말린 것을 감인(嵌仁) 또는 검인(芡仁)이라고 하는데, 한방에서는 설사를 멈추게 하거나 허리와 무릎이 저리고 아픈 것을 치료하는 데 쓰고 있다.

  열매를 가루로 만들어 꿀에 반죽한 것을 감인다식이라고 하며 감인가루 3홉과 쌀가루 1홉을 섞어서 죽으로 만든 것을 감인죽이라고 부른다. 씨를 절구로 찧어 껍데기를 벗기고 가루로 빻아 떡을 만들어 먹는다. 또한 어린 잎줄기와 뿌리줄기를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잎줄기는 가시가 있기 때문에 껍질을 벗겨서 데쳐야만 한다. 모두가 토란과 같은 맛이 난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38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