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한국의 자원식물. 붉은색 염료로 유용한 식물, 꼭두서니[過山龍]

들풀/이영일 2017. 8. 29. 14:25

  꼭두서니[학명: Rubia akane NAKAI]는 꼭두서니과의 여러해살이 덩굴성 초본이다. 한자어로는 천(茜)이라 한다. 조선 초기의 이두 향명으로는 우읍두송(牛邑豆訟), 고읍두송(高邑豆訟)으로 불리었다. 그 뒤 곡도숑·꼭도손으로 변하고, 꼭두서니가 된 것이다. 꼭두선이, 가삼자리, 갈퀴잎, Rubia-akane, Common-madder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미태’이다.

  옛날에 옷감을 물들일 때 쓰던 식물이다. 꼭두서니의 뿌리를 삶은 물로 천이나 나무를 붉게 염색했기 때문에 붉은 빛깔을 흔히 꼭두서니라고 한다. 특히 저녁 노을이 붉게 질 때의 색깔을 꼭두서니 빛깔이라고 한다. 꼭두서니라는 말은 본래 옛 유랑극단인 남사당패의 우두머리를 지칭하는 꼭두쇠에서 유래했다. 꼭두쇠는 붉은색 옷을 입었으므로, 붉은색 염료로 사용되는 이 식물의 이름도 꼭두서니라고 한 것이다.

  꼭두서니를 이용해 염색하는 방법은 고대 이집트에서도 사용했으며, 터키에서는 아예 ‘터키 주홍빛’을 내는 데에 많이 사용했다. 지난 1996년 우리나라는 꼭두서니 색소를 식품첨가물로 지정했다가, 꼭두서니가 신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2004년 지정이 취소되었다. 한편 염색을 하는 데 필요한 푸른색 염료는 쪽에서, 붉은색은 잇꽃에서, 보라색은 지치에서 얻는다.

  전국의 산과 들판의 덤불 속에 난다. 주황색의 살찐 뿌리를 가지고 있다. 많은 가지를 치는 줄기는 모가 나 있으며 모 위에는 아래로 향한 작은 가시가 배열되어 있다. 마디마다 4장의 잎이 십자형으로 자리하는 잎은 심장 꼴로 생겼다. 잎은 긴 잎자루를 가지고 있으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잎의 뒷면에는 3~7줄의 평행인 잎맥을 볼 수 있으며 잎자루와 함께 잎맥 위에도 갈고리와 같은 작은 가시가 나 있다.

  꽃은 7~8월에 지름 3.5mm 안팎으로 노랗게 피는 꽃은 가지 끝과 잎겨드랑이에 원뿌리 꼴로 뭉쳐 피어나는데 5장의 꽃잎을 가졌다. 꽃이 지고 난 뒤 2개가 서로 붙은 둥근 열매를 맺혀서 익어감에 따라 검게 된다.

  자연의 친구 거미목 왕거미과의 절지동물 호랑거미(虎狼─, Argiope amoena)가 꼭두서니 초원에 거미줄을 걸고 먹이를 기다리고 있다. 암컷은 20∼25mm, 수컷은 5∼8mm이다. 머리가슴은 다소 납작하며 어두운 갈색 바탕에 짧은 은백색 털로 덮여 있다. 가운데홈은 세로로 길고 목홈과 거미줄홈이 뚜렷하다. 눈 부위가 머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눈은 8개의 홑눈이 두 줄로 늘어서는데, 앞눈줄은 곧고 뒷눈줄은 앞으로 심하게 굽는다. 옆눈은 서로 닿아 있다. 가슴판은 가운데에 누르스름한 세로무늬가 있고 그 양 옆은 어두운 갈색이다. 아랫입술은 가로로 넓다. 다리는 잿빛이 도는 갈색 바탕에 검은 고리무늬가 있으며 크고 억센 센털이 여러 개 나 있다. 더듬이다리는 연노랑색이다. 배는 뒤쪽이 넓은데, 3개의 노랑 띠무늬와 3개의 검정 띠무늬가 교대로 늘어서 있다. 끝은 뾰족한 편이다.

  생약명(生藥銘)은 과산룡(過山龍), 천초(茜草), 천초경(茜草莖), 활혈초(活血草), 토단삼(土丹參), 지소목(地蘇木)이다. 뿌리는 지혈작용이 현저하여 코피가 그치지 않거나, 대변시의 출혈, 위출혈 등의 증상에 쓰이며, 부인의 자궁출혈과 열이 있으면서 생리가 없는 증상에도 이용된다. 또한, 만성기관지염으로 기침과 가래가 그치지 않을 때나 황달, 그 밖에 타박상으로 내출혈이 있고 환부가 부어 있을 때에도 이용된다. 출혈성 설사에 피와 설사를 멎게 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소화기능이 허약한 사람에게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뿌리를 약재로 쓰는데 갈퀴꼭두서니, 덤불꼭두서니, 왕꼭두서니의 뿌리도 함께 쓰인다. 뿌리에 푸르푸린(Purpurin)이라는 배당체 색소와 문지스틴(Munjistin), 루베리산(Ruberythric acid) 등이 함유되어 있다. 봄 또는 가을에 굴취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생풀을 쓴다. 말린 것은 쓰기에 앞서서 잘게 썬다. 3~5g씩 200cc의 물로 달이거나 가루로 빻아 복용한다. 때로는 10배 정도의 소주에 담갔다가 20cc씩 아침저녁으로 복용하기도 한다.

  어린순은 나물을 해 먹는데 쓴맛이 강하므로 데쳐서 하루 이틀 물에 잘 우려낸 후 조리해야 한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38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