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2017년 테마전으로 ‘화려한 장엄에 빠지다’는 고성 연화산(蓮華山)의 풍광 속에 자리 잡은 ‘고성 옥천사 괘불’을 공개하는 자리이다. 1808년에 제작한 <옥천사 괘불>은 현존하는 괘불 가운데 희소성이 높은 19세기 전반에 조성된 불화이다. 10m가 넘는 큰 크기로 붉은 색의 채색이 두드러지고 다채로운 문양이 장식되어있어 대형 불화가 간직한 화려한 장엄미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괘불과 함께 제작된 괘불함(掛佛函)을 함께 선보인다. 나무로 만들어진 괘불함은 목공예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의식이 개최되지 않는 평소에 괘불을 어디에 보관하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또한 본 전시에서는 옥천사에 소장되어 있는 지장시왕도(地藏十王圖, 1737)와 시왕도(十王圖, 제5염라대왕도, 1744), 동자상(童子像, 1670년)을 함께 공개하여 옥천사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한다. 이 전시를 통해 <옥천사 괘불>의 찬란한 불․보살의 세계와 그 속에 담긴 부처의 깨달음과 그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고성 옥천사 괘불(固城 玉泉寺 掛佛, 경남유형문화재 제299호)은 1808년에 비단에 채색한 크기 1,006×747.9(943.5×702.0)cm이다.
가운데 부처는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로 왼손은 가슴 쪽에서 손갖춤을 하고 오른손은 길게 내렸다. 좌․우 양쪽에 문수보살(文殊菩薩)과 보현보살(普賢菩薩)로 각각 여의(如意)와 연봉(蓮峯)을 쥐고 있다. 석가삼존(釋迦三尊)의 위쪽에는 늙은 승려 모습의 가섭존자(迦葉尊者)와 젊은 승려모습인 아난존자(阿難尊者)를 작게 그리고, 두 존자(尊者)의 바깥쪽으로는 3불씩 좌·우로 합장한 타방불(他方佛)을 더 작게 그렸다. 작은 원광(圓光) 안에 그려진 타방불 아래쪽으로 구름이 표현되어 마치 구름을 타고 하강하는 것처럼 보인다. 삼존불을 화면에 크게 부각하고 상단의 인물을 작게 그려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간감과 상승감을 느끼게 한다. 삭가삼존과 2대제자, 타방불의 간략한 구성으로 인도 영취산(靈鷲山)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의 설법(說法) 모임인 영산회상(靈山會上)을 묘사한 작품이다. 작품은 붉은 색의 채색이 두드러지고 다채로운 문양이 장식돼있어 대형 불화가 간직한 화려함의 절정을 보여준다. 10m가 넘는 규모의 화면에는 장대한 불·보살(佛·菩薩)이 그려지고, 삼존(三尊)의 적(赤)․녹색(綠色) 법의(法衣)와 천의(天衣)에는 다양한 문양이 펼쳐진다.
국립중앙박물관 유경희 학예연구사는 언론공개회에서 고성 옥천사 괘불에 대해 "밝은 주홍색이 지금까지 선명하게 남아 있어서 매우 화려한 느낌을 준다"며 "석가모니불이 부각되는 구도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옷을 보면 학과 다람쥐 그림이 있는데, 하얀 바탕에 푸른색 안료를 써서 청화백자 무늬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옥천사 괘불의 조성은 하동 쌍계사(雙磎寺)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화악평삼(華岳評三)과 16명의 승려화가(畫僧)에 의해 조성되었다. 선승(禪僧)이기도 했던 불화승(佛畫僧) 평삼(評三)은 부휴선수(浮休善修, 1543~1615)의 7세손(世孫)으로 응암낭윤(應庵郞允)의 법맥을 계승한 승려였다. 이 괘불은 평삼이 조성한 불화 12점 중 가장 마지막 작품으로 평삼이구현한 불화의 찬란한 장엄미(莊嚴美)를 보여준다.
고성 옥천사 괘불함(固城 玉泉寺 掛佛函)은 소나무 목판을 연결해 제작하였다.
일광(日光), 월광(月光) 명(銘) 장식과 글자와 고대 인도 문자인 범자(梵字)를 입사(入絲, 금속을 파낸 뒤 다른 색상의 금속을 넣는 것) 기법으로 새긴 장석(裝錫)이 붙어 있다. 괘불함 내부 묵서에는 진양목(晋陽牧, 진주)에 사는 김업발과 철성읍(鐵城邑, 고성)에서 활동하는 김윤평 등 장식을 담당했던 사람들의 이름이 남아 있다.
지장보살과 열 명의 왕들 ‘지장시왕도(地藏十王圖)’는 조선 1737년, 비단에 색[絹本彩色]한 고성 옥천사 소장불화이다.
지장보살(地藏菩薩)과 도명존자(道明尊者)․무독귀왕(無毒鬼王), 시왕[十王]과 귀왕(鬼王), 명부(冥府)의 사자(使者)와 동자(童子)에 이르기까지 명부세계의 다양한 인물들을 짜임새 있게 포치하였다. 안정감 있는 색조와 인물을 묘사한 섬세한 필치, 시왕의 안면 묘사에 사용된 먹의 선염 효과에서 우수한 화각을 느낄 수 있다. 시왕의 홀과 의복, 일부 판관이 들고 있는 경책에 사용된 금니(金泥)로 화면은 은은한 가운데 반짝인다. 화기(畵記)에 의하면 ‘臥龍山 百泉寺’에 봉안되어 잇던 불화로 옥천사 사내 암자 중 하나인 연대암(蓮臺庵)에 소장되어 있었다. 와룡산 백천사는 경남 사천에 위치하는 사찰로, 옥천사 문중(門中) 스님이 주석했던 곳으로 추측된다.
저승세계의 시왕(제5 염라대왕) ‘시왕도(十王圖 第五大王圖)’는 朝鮮 1744년에 삼배에 색[麻本彩色]한 고성 옥천사 소장 불화이다.
지옥을 다스리는 열 명의 왕을 그린 시왕도[十王圖] 10폭 중의 한 폭으로 다섯 번째 제5 염라대왕도(閻羅大王圖)이다. 화면 상단에는 용두(龍頭)로 장식된 의자에 앉은 염라대왕(閻羅大王)이 판관의 보고를 받으며 죽은 자를 심판하고 있다. 관복을 입고 머리에는 해와 달이 새겨진 관을 염라대왕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긴 모습이다. 채색구름으로 구획된 화면 하단에는 생전의 죄업을 비추는 업경과 이를 기록하는 녹사(錄事), 벌을 받는 지옥의 장면이 그려진다. 옥천사의 사세가 안정되고 대웅전이 중창되는 18세기 중반에 제작된 불화로, 자연스러운 인물표현, 현장감 넘치는 지옥의 광경 등을 섬세한 필선으로 그렸다.
- 전시기간: 2017. 4. 25(화)~10. 22(일)
- 전시장소: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
- 전시해설은 매일 1회 11:00~12:00, 2회 14:00~15:00, 3회 15:00~16:00
- 담당부서: 미술부 김아름(02-2077-9493)
* 관람료: 무료 (자료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정보,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글과 사진 이영일/ 전,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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