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금강산의 가을과 미즈오 마을의 가을, 두 편에 일본 근대 미술작품 감상

들풀/이영일 2017. 9. 14. 12:44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는 이 두 작품들은 이왕가미술관이 1933년부터 1945년까지 수집한 일본 근대 서양화들이다.

* 작품 1. <금강산의 가을(金剛山秋の 山水)>은 일본(日本)의 근대화가 사쿠마 데쓰엔(佐久間鐵園 1850∼1921)의 작품으로 비단에 채색(絲織彩色)한 2폭 대련이다.

금강산의 가을 풍경을 바위가 첩첩이 쌓여 올라가 뾰족한 금강산의 산봉우리로 이어지는 화풍은 전형적인 북종화풍을 나타낸다. 갈색으로 물든 단풍잎의 묘사가 가을이라는 계절적 배경을 느끼게 한다.

  사쿠마 데쓰엔(佐久間鐵園)은 일본(日本)의 근대화로 대대로 센다이번(仙臺藩)의 화업(畫業)을 전담한 화가집안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중국의 북종화풍(北宗畫風)의 그림과 글씨를 배웠다. 신문편집자와 인쇄업자 등을 거쳐 40살 무렵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1897년에는 1년간 중국을 유람한 뒤「지나역대명화논평(支那歷代名畫論評)」,「철원화담(鐵圓畫談)」을 펴내기도 했다. 1910년부터 1913년까지 문전(文電)의 심사위원을 지냈다.

* 작품 2. <미즈오 마을의 가을(水尾村の 秋)>은 일본(日本)의 근대화가 마쓰모토 이치요(1893~1952년)의 작품으로 종이에 채색한 두 폭 병풍이다.

  한 여인이 머리 위로 드리워진 나무의 가지를 꺾어 물에 씻으려고 하고 있다. 여인의 옆 소쿠리에는 옆으로 뉘어진 병들이 담겨 있어 나뭇가지는 푸르고 싱싱하여 여름을 느끼게 하지만, 그녀의 머리 위 나뭇잎들은 끝이 조금씩 갈색으로 변해가고 있어 계절이 가을로 변화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이제 막 나뭇잎 끝이 물들기 시작하는 초가을, 냇가에서 지푸라기로 병을 씻고 있는 산골 여인이 수수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농염한 매력을 포착하였다.

  마쓰모토 이치요는 교토 출신의 화가로, 교토시립미술공예학교를 졸업하고 야마모토 순코(山元春擧·1871∼1933)에게 사사했다. 1915년 문전(文展)에서 처음 입선한 후 1919년 제전(帝展)에서도 입선했다. 1924년부터는 모교인 교토시립미술공예학교 교수로 부임하여 후진양성에 힘썼다. 이 작품은 마쓰모토가 1934년 제15회 제전에 출품한 것이다. 그는 당시 제전의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미즈오(水尾)는 작가의 고향인 교토의 북서쪽에 위치한 산골 마을이다. 주미는 아타고, 다카오 등 역사 유적과 전설을 품은 명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일본(日本)은 개항(開港)으로 인해 서양 근대 문명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일본은 자국문화를 객관화할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회화 영역에서는, 소위 서양화(西洋畵)와 자국화(自國畵)의 대응 구조를 형성하였다. 당시의 일본화가들 중에는 재료와 기법은 물론 주제에 이르기까지 이를 일본의 전통문화에서 찾아 자신들만의 감성을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자도 있었으며, 한편으로는 일본화의 기법으로 서양적인 주제를 표현함으로써 전통과 서구적요소의 융합을 시도하는 화가들도 있었다.

  일본의 근대 공예에는 메이지(明治) 정부에 의해 부국강병과 세계화를 위한 중요 산업의 하나로 인식되었다. 정부는 공예품을 제작해 오던 장인들을 관리하여 만국박람회 등에 출품을 장려하거나 작품의 판매를 위한 회사를 해외에 설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간섭 가운데 일본 전통의 기법을 고수하면서도 새로이 서양의 기법과 요소를 활용하고자 노력하는 장인들이 등장하였다. 이와 같이 개항 이후의 전통과 서구 문화의 융합은 일본 근대미술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자료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정보/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전,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기자)

* 문화재 소재지: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39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