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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살아있는 지구의 화석나무, 은행나무[白果]

들풀/이영일 2017. 10. 30. 14:53

   은행나무[학명: Ginkgo biloba L.]는 은행나무과의 낙엽침엽교목이다. 열매가 살구 비슷하게 생겼다 하여 살구 행(杏)자와 중과피가 희다 하여 은빛의 은(銀)자를 합하여 은행(銀杏)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싹이 튼 지 20년 이상이 지나야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데, 씨를 심어 손자를 볼 나이에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하여 공손수(公孫樹), 행자목(杏子木)이라 하며 잎의 모양이 오리발을 닮았다 하여 압각수(鴨脚樹)라고도 한다. Ginkgo라는 영어 이름은 중국과 일본의 은색 견과, 은살구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은행나무는 현재 지구상에 살아있는 화석이라 할 만큼 가장 오래된 식물중 하나이다. 관상용, 가로수용, 약용, 식용이다. 꽃말은 ‘진혼’, ‘정적’, ‘장엄’, ‘장수’, ‘정숙’이다.

   중국에서는 은행나무를 공자의 행단(杏壇)에 많이 심었는데 이를 본 따서 우리나라에서도 문묘(文廟)나 향교, 서원, 사찰의 경내에 많이 심었고, 관가의 뜰에 심기도 했다.

  은행나무목은 은행나무과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이 과는 고생대 이첩기(2억 8,600만~2억 4,500만 년 전)에 나타난 15속(屬)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 긴크고이테스속과 바이에라속은 모두 멸종했는데, 현생하는 은행나무 잎과 비슷한 잎이 화석으로 남아 있다. 중국이 원산지인 은행나무를 종종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사람이 심지 않고 야생으로 자라는 은행나무가 있는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옛날부터 절의 뜰에 심어왔으나 지금은 곰팡이와 벌레에 강하고 아름다운 관상수로서 세계 여러 곳에서 귀중하게 쓰고 있다. 대부분의 겉씨식물과는 달리 도심의 탁한 대기 속에서도 살 수 있다. 한국에서는 언제부터 심어왔는지 확실하지 않은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용문사에 있는 은행나무의 나이가 1,100년이 넘는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 이전에 승려들이 중국에서 씨를 가져와 절 근처에 심은 것이 전국으로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용문사의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된 것을 비롯하여 19그루의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은행나무는 불에 잘 타지 않고, 병충해에 강해 오래 살며, 흔히 정자나무로 많이 심고 있다.

- 인천대공원 수령 800년의 은행나무. 사진: 양명숙 부천 원미초등학교 교장 촬영 제공 -

  일본, 중국, 한국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한국에는 중국에서 불교와 유교가 전해질 때 같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국 각처에 널리 심고 있다. 높이는 5~10m이나 50m에 달하는 것도 있다. 나무껍질은 회색 또는 회갈색으로 두꺼운 코르크질이 생겨 세로로 깊게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고 짧은 가지에서 모여난 것처럼 보인다. 잎몸은 부채 모양으로 흔히 2개로 갈라진다. 잎 끝에 미세하게 물결 모양의 무늬가 보이지만 양쪽은 밋밋하다.

  꽃은 4월에 잎과 함께 피고 2가화이며 수꽃은 미상꽃차례로 달리고 연한 황록색이며 꽃잎이 없고 2~6개의 수술이 있다. 암꽃은 녹색이고 끝에 2개의 밑씨가 있으며 그 중 1개가 종자로 발육한다. 화분실(花粉室)에 들어간 꽃가루는 발육하여 가을에 열매가 성숙하기 전 정자(精子)를 생산하여 장란기(藏卵器)에 들어가서 수정한다. 열매는 핵과(核果)로 공 모양같이 생기고 10월에 황색으로 익는다. 중과피는 달걀 모양의 원형이며 2∼3개의 능(稜)이 있고 백색이다. 이 종자를 백자(白子)라고 한다. 바깥껍질에서는 악취가 나고 피부에 닿으면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는 열매의 껍질에 은행산(ginkgoic acid)과 점액질의 빌로볼(bilobol)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생약명(生藥銘)은 은행엽(銀杏葉), 백과(白果)이다. 껍질을 벗겨 말린 씨(百果)를 폐와 위를 깨끗하게 해주며, 진해, 거담에 효과가 있다. 적용질환으로는 동맥경화, 고혈압, 가슴이 울렁거리는 증세, 협심증, 기침, 천식, 간염, 설사, 대하증 등 여러 가지이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