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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술독에 갈화해성탕(葛花解醒湯), 칡[葛根]

들풀/이영일 2017. 11. 1. 14:32

  칡[학명: Pueraria lobata (Willd.) Ohwi]은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덩굴성 낙엽활엽다년생식물이다. 질기다고 칡이다. 갈(葛), 갈근(葛根), 야갈(野葛), 황근(黃芹), 츩, 칙덤불, 칙, 칡덤불, Kudzu vine 라고도 한다. 식용, 약용, 삼태기를 비롯한 생활용구재료, 밧줄재료, 갈포(葛布)재료, 사료용, 밀원용, 퇴비용이다. 꽃말은 ‘사랑의 한숨’이다.

  갈등(葛藤)이란 말은 자연을 예리하게 관찰한 현자(賢者)가 만들어낸 합성어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대립(對立)과 모순(矛盾)으로 뒤엉켜 버린 상황이다. 갈등(葛藤)의 갈(葛)은 칡을 의미하며, 등(藤)은 등나무를 의미한다. 칡은 왼쪽(twined leftward)으로 감고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twined rightward)으로 감고 올라간다. 두 종이 함께 얽혀버리듯이 이해관계가 뒤엉켜버린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정몽주에게 태조 이방원이 던진 두고두고 충절을 굽히지 않았던 시「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 년까지 누리리라」풍진(風塵) 한 세상 별스럽게 굴지 말고 서로 협조하여 잘 살아보자는 뜻이다. 적당히 부정을 저질러 누이 좋고 매부 좋게 다 같이 잘 살아보자는 의미다. 그러나 이것은 칡의 생리를 잘 모르는 착각이다. 유감스럽게도 칡은 만수산 드렁칡처럼 얽혀서 사이좋게 살지 않고 너 죽어야 내가 산다는 생태로 자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역의 낮은 산과 들에서 자란다. 겨울에도 대부분의 덩굴줄기가 살아남는다. 줄기는 매년 굵어져서 굵은 줄기를 이루기 때문에 나무로 분류된다. 토양 비옥도가 좋고 반그늘 혹은 양지에서 줄기를 뻗어 가며 자란다. 길이는 약 10m 정도까지 자라고, 잎은 어긋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잎자루는 길이가 10~20㎝이고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색을 띤다. 줄기는 나무나 그밖의 다른 것들을 왼쪽으로 감고 올라가며, 흑갈색이다. 뿌리는 길이가 2~3m, 지름은 20~30㎝ 정도의 큰 것도 있고 섬유질이 많아 회색빛을 띠고 녹말을 저장한다.

  꽃은 8월에 붉은빛이 도는 자주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에 길이 10∼25cm의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많은 수가 달린다. 포는 길이 8∼10mm의 줄 모양이고 긴 털이 있으며, 작은포는 좁은 달걀 모양 또는 넓은 바소꼴이다. 꽃의 모양은 나비 모양이다. 열매는 협과이고 길이 4∼9cm의 넓은 줄 모양이며 굵은 털이 있고 9∼10월에 익는다.

  생약명(生藥銘)은 갈근(葛根)이다. 갈화(葛花)는 장풍(腸風)에, 뿌리(葛根)·새순(葛茸)·꽃(葛花)·씨앗(葛穀)은 술독 푸는 데, 간 질환, 고혈압에 약으로 쓰인다. 술독(酒毒) 푸는 데, 간 질환, 고혈압에 말린 것 10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신다.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칡뿌리의 생즙을 마시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동의보감」에 칡꽃을 탕이나 차로 마시는 처방이 나온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토하고 가래가 많이 끓으며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하며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흉격이 그득하여 막힌 것 같고 손발이 떨리며 식사량이 감소하고 소변을 시원하지 보지 못하는 치료는 갈화해성탕(葛花解醒湯)을 처방하였다.

  어린잎은 5월에 따서 나물로 먹으며, 겨울에 뿌리를 캐서 찧은 다음 물에 여러 번 담가 앙금을 가라앉혀 만든 녹말(葛粉)로 죽, 묵, 과자, 떡, 녹두가루와 섞어서 갈분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