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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오상고절(傲霜孤節)의 가을 향기, 감국[甘菊]

들풀/이영일 2017. 11. 22. 22:57

  감국[학명: Dendranthema indicum (L.) Des Moul.]은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감국(甘菊)이란 단맛이 나는 국화라는 뜻이다. 황국(黃菊), 황국화(黃菊花), 야황국(野黃菊), 가화(家花), 고의(苦薏), 국화(菊花), 야국화(野菊花), 의화(薏花), 선감국, Wild-chrysanthemum이라고도 한다. 유사종 산국(D. boreale (Makino) Ling ex. Kitam.)과 비슷하나 산국에 비해 꽃의 지름이 약 2배 가까이 크고, 줄기는 아래쪽이 땅에 누우므로 구분된다. 또, 두상꽃차례가 산방상으로 배열되어 있어 꽃차례 무리가 역삼각형 모양인 점에서 구분된다. 관상용, 식용, 약용이다. 꽃말은 ‘가을 향기’이다.

   국화는 매화·난초·대나무와 함께 일찍부터 사군자의 하나로 지칭되어왔다. 뭇 꽃들이 다투어 피는 봄·여름에 피지 않고 날씨가 차가와진 가을에 서리를 맞으면서 홀로 피는 국화의 모습에서 우리의 선인들은 고고한 기품과 절개를 지키는 군자의 모습을 발견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국화를 일컬어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도연명(陶淵明)이 국화를 가장 사랑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주무숙(周茂叔)은「애련설(愛蓮說)」에서 “菊花之隱逸者也”라고 하였다. 국화는 군자 가운데서도 ‘은둔하는 선비’의 이미지에 잘 부합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중국에서는 중양절에 국화주를 가지고 등고(登高)하는 풍습이 있었다. 고려가요「동동(動動)」9월령에 “9월 9일애 아으 약이라 먹논 황화(黃花)고지 안해 드니 새셔가만 얘라 아으동동다리”라고 하였으니, 중양절에 국화주를 담가 먹었고 그것을 약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고, 또한 고려시대에 이미 우리 나라에도 국화가 있었음도 알 수 있다.

  국화(菊花)는 한국(韓國)의 고전문학(古典文學), 특히 시조(時調)에서 도화(桃花)·매화(梅花)와 함께 자주 제재로 등장하였는데, 그 중에서 송순(宋純)의「자상특사황국옥당가(自上特賜黃菊玉堂歌)」와 이정보(李鼎輔)의 작품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풍상이 섯거친 날에 피온 황국화를/금분(金盆)에 득 다마 옥당에 보내오니/도리(桃梨)야 곳이오냥 마라 님의 뜻을 알괘라.”는 송순의 작품이고,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춘풍 다 지내고/낙목한천(落木寒天)에 네 홀로 픠엿니/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는 이정보의 작품이다. 속담에는 ‘짚신에 국화 그리기’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격에 맞지 않는 짓을 하거나 주가 되는 것이 천해서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당치 않을 때 이를 비유하는 것이다.

  한국, 타이완,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전국의 산과 들에 흔하게 자란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는다. 줄기는 여러 대가 모여나며, 아래쪽이 쓰러져 땅에 닿고, 높이 30∼60cm, 보통 검은 자주색을 띤다. 잎은 어긋나며, 난상 원형, 깃꼴로 깊게 갈라진다.

  꽃은 10∼12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서 머리모양꽃이 모여서 느슨한 산방꽃차례처럼 달리며, 노란색, 향기가 좋다. 모인꽃싸개는 종 모양이고 조각이 4줄로 붙는다. 바깥쪽 조각은 난형이다. 열매는 수과이며 줄이 5개 있다. 진한 향기가 있다.

  생약명(生藥銘)은 감국(甘菊)이다. 꽃에 배당체의 하나인 크리산테민(Chrysanthemin)과 아스테린(Asterin) 및 정유를 함유하고 있다. 꽃이 필 때에 꽃 부분만 따서 햇볕에 말린다. 말린 것을 그대로 쓴다. 약효는 해열, 진정, 해독, 소종의 효능이 있다. 적용질환으로는 감기로 인한 발열, 폐렴, 기관지염, 두통, 현기증, 고혈압, 위염, 장염, 구내염, 임파선염 등이다. 그밖에 눈이 붉게 충혈되거나 악성종기, 피부의 지방선이나 땀구멍으로 화농균이 침입하여 생기는 부스럼 등의 치료를 위해서도 쓰인다. 용법은 말린 약재를 1회에 3~5g씩 200cc의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종기나 부스럼은 생꽃을 짓찧어서 환부에 붙인다. 눈이 붉게 충혈했을 때에는 달인 물로 눈을 씻어낸다.

  꽃잎은 말려 두었다가 수시로 약주에 띄워서 마시거나 꽃을 말려서 국화술[延命酒]을 빚어 마시면 향기로우며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데친 뒤에 잘 우려낼 필요가 있다.

  꽃을 말린 것을 베개 속에 넣으면 두통에 유효하고, 이불솜에 넣으면 그윽한 향기를 즐길 수 있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