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한국의 자원식물. 슬픈 전설의 칠엽일지화, 삿갓나물[蚤休]

들풀/이영일 2017. 12. 29. 09:36

  삿갓나물[학명: Paris verticillata M.Bieb.]은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의 펼쳐진 모양이 삿갓처럼 생겼다고 삿갓에 나물을 붙여 이름을 지었다. 삿갓풀, 자주삿갓나물, 자루삿갓풀, 만주삿갓나물, verticillate-paris 라고도 한다. 관상용, 약용, 식용이다. 꽃말은 ‘근심’이다.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어느 집에 일곱 아들과 딸 한 명이 있었는데, 그 마을에 이무기가 내려와 가축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아들들은 이무기를 죽이려고 싸웠지만 모두 죽고 말았다. 막내딸은 오빠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날마다 무예를 연습하고 갑옷도 만들었다. 마침내 49일간 준비한 뒤 이무기와 싸웠지만 막내딸도 역시 이무기에게 먹히고 말았다. 그런데 이무기 역시 고통스러워하며 뒹굴다가 죽고 말았다. 바로 막내딸이 입고 있던 갑옷 때문이었다. 얼마 후 이무기가 죽었던 자리에 풀이 돋아났는데, 일곱 개의 잎과 한 송이 꽃을 가진 풀이었다. 꽃 속에는 특히 금빛 바늘 같은 것이 돋아 있었다.” 사람들은 이것이 바로 팔남매의 넋이라며 칠엽일지화(七葉一枝花)라고 불렀다.

  한국, 일본, 중국, 시베리아, 내몽고에 분포한다. 전국의 높은 산의 숲 속에서 자란다. 땅속줄기가 옆으로 길게 벋고 끝에서 줄기가 나온다. 줄기는 높이가 20∼40cm이고 끝 부분에 6∼8개의 잎이 돌려난다. 잎은 바소꼴이거나 긴 타원 모양, 또는 넓은 바소꼴이고 길이가 3∼10cm이며 끝이 뾰족하며 3개의 맥이 있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잎자루가 없다.

  꽃은 6∼7월에 피고 돌려난 잎 가운데서 나온 1개의 꽃자루 끝에 1개가 달린다. 꽃자루는 길이가 5∼15cm이고, 꽃은 녹색이며 위를 향해 핀다. 꽃받침은 옆으로 퍼지고, 꽃받침조각은 4∼5개이며 길이 2∼4cm의 넓은 바소꼴 또는 좁은 달걀 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다. 꽃잎은 실 모양이고 길이가 1.5∼2cm이며 황색이고 나중에는 밑으로 처진다. 수술은 8∼10개이고 길이가 5∼7mm이며 꽃밥이 길다. 암술대는 4개이고 씨방은 자줏빛이 도는 갈색이다. 열매는 장과이고 둥글며 지름이 14∼16mm이고 자줏빛이 도는 검은 색이다.

  생약명(生藥銘)은 조휴(蚤休), 왕손(王孫), 중루(重樓), 중루금선(重樓金線), 삼층초(三層草), 칠층탑(七層塔), 중태차(重台車), 백사차(白泀車), 칠엽일지화(七葉一枝花)이다. 주로 호흡기 질환을 다스리며, 각종 피부염증에 효험이 있다. 관련질병은 기관지염, 옹종(외옹), 중독, 창종, 천식, 토혈, 편도선염, 해수, 해열, 후두염이다.

  삿갓나물을 “우산나물(학명: Syneilesis palmata, 국화과)”이라고도 부르는데, 우산나물은 식용이지만 삿갓나물은 독성이 많기 때문에 식용을 해서는 안 되는 품종이다. 우산나물과 쉽게 구분하는 법은 우산나물의 잎 끝은 “V자 모양”으로 갈라져 있지만, 삿갓나물은 원잎에서 갈라질 뿐 1개의 잎은 길게 나와 있다는 것이다. 어린순을 식용할 때는 물에 잘 우려내서 독성을 제거해야 하는데 맛은 참나물과 비슷하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