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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장수의 지팡이 청려장, 명아주[藜]

들풀/이영일 2018. 1. 10. 22:31

  명아주[학명: Chenopodium album var. centrorubrum]는 쌍떡잎식물 중심자목 명아주과의 한해살이풀이다. 낙려(落藜), 회려(灰藜), 연지채(胭脂菜), 몽화(蒙花), 상시회(桑柴灰), 회채(灰菜), 학정초(鶴頂草), 능쟁이, 는쟁이, 는장, 장이, Red goose-foot, Goosefoot 라고도 한다. 흰명아주(C. album)는 이와 비슷하지만 어린잎에 붉은 부분이 없다. 관상용, 약용, 식용, 사료용, 지팡이재료이다. 꽃말은 ‘거짓’, ‘속임수’이다.

  전해지는 이야기로 “본초강목”에 명아주 줄기로 만든 지팡이를 ‘청려장(靑藜仗)’이라 하는데, ‘명아주 줄기로 만든 지팡이를 짚고 다니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라는 글이 있다. 우리의 조상들은 명아주 지팡이를 아주 좋아해서 부모님이 50살이 되면 아들이 명아주 줄기로 효도지팡이를 만들어 부모님께 선물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시대부터 청려장을 사용한 기록이 있는데 70살이 된 노인에게는 나라에서, 80살이 된 노인에게는 임금님이 직접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를 하사하였다고 한다.

  한국 정신의 한 축을 지탱하는 퇴계(李滉) 선생의 ‘위기지학(爲己之學)’, 즉 ‘도리를 알아 덕행을 실천하는 심득궁행(心得躬行)의 학문’을 반려한 ‘청려장(靑藜仗)’이 되었다. 명아주의 굵은 줄기(대)로 만든 것이다. 다 자란 명아주 줄기는 가볍고 단단하기 때문에 지팡이로 제격이다. 공격이나 방어를 위한 나무 막대기가 아니라, 낙동강변 산책길에 행여 밟힐까봐 곤충이나 미물에게 인기척을 알리는 반려의 지팡이다.

  우리나라 전 지역의 밭이나 길가, 빈터, 강둑 등지에서 흔하게 무리지어 자란다. 줄기의 어린 싹은 약간 적색을 띤다. 사람 키보다 크게 자라며, 가벼우면서 단단하고 똑바로 서서 자란다. 단면은 불규칙한 각이 져 있다. 잎은 어긋나며, 털이 거의 없고,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서식처 조건에 따라서 변형이 심한 편이다. 줄기 최상부의 어린잎에는 붉은 가루가 있으며, 분상모(粉狀毛)가 눈에 두드러진다. 잎자루도 적색을 띠기도 한다.

  꽃은 6~9월에 이삭모양이면서 고깔꽃차례로 피며 황록색이다. 줄기 끝부분과 잎겨드랑이에서 생기며, 꽃잎은 없고, 꽃받침 다섯 조각이 꽃처럼 보인다. 열매는 주머니열매로 약간 광택이 있는 흑색 종자가 들어 있다.

  생약명(生藥銘)은 여(藜)이다. 예로부터 민간에서 약으로 많이 사용하였는데, 꽃이 피기 전에 어린잎과 줄기를 잘라 햇빛에 말려서 이를 달여 먹음으로서 위를 보호하고 열을 내리게 하였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약효가 있어서 건위, 강장, 해열, 살균, 해독, 이수, 하리, 습진 치료 및 강장제 효능이 있고, 적용질환은 대장염, 설사, 이질 등이다. 독벌레에게 물린데 바르기도 하였다. 생즙은 일사병과 동맥경화 예방, 독충에 물렸을 때 쓴다. 꿀을 타면 마시기가 수월하다. 명아주를 태운 재(灰)를 려회(藜灰) 또는 동회(冬灰)라 하며, 피부에 생긴 병을 고치기 위해 바르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작물로 밭에 키워서 어린잎을 가루와 같은 물질이 붙어 있어 이것을 씻어낸 다음 살짝 데쳐서 나물로 또는 국거리로 사용한다. 어린순에는 가루와 같은 물질이 붙어 있어 이것을 씻어낸 다음 데친다. 주의할 점은 많이 먹으면 피부병을 일으킨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