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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봉선화[鳳仙]

들풀/이영일 2018. 1. 18. 17:09

  봉선화[학명: Impatiens balsamina L.]는 쌍떡잎식물 이판화군 무환자나무목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줄기와 가지 사이에서 꽃이 피며 우뚝하게 일어서 봉(鳳)의 형상을 하므로 봉선화(鳳仙花)라는 이름이 생겼다. 봉숭아, 금봉화(金鳳花), 지갑화(指甲花), 금사화(禁蛇花), 한진주(旱珍珠), 만당홍(滿堂紅), 봉상화(鳳翔花), Garden-Balsam 라고도 한다. 옛날부터 부녀자들이 손톱을 물들이는 데 많이 사용했으며 우리 민족과는 친숙한 꽃이다. 관상용, 염색용이다. 꽃말은 ‘날 건드리지 마세요(빨강)’, ‘경멸’, ‘신경질’이다.

  봉선화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 온다. 고려 충선왕은 몽고에서 보내온 공주보다 조비를 더 사랑한다는 이유로 당시 고려를 지배하던 몽고의 미움을 받아 왕위를 내놓고 몽고 수도로 불려가서 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왕은 어느날 한 소녀가 자기를 위해 가야금을 타고 있는 꿈을 꾸었는데 소녀의 손가락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꿈에서 깨어난 왕은 하도 기이하여 궁궐 안에 있는 궁녀들을 모조리 조사하여보니 한 소녀가 손가락을 흰 헝겊으로 동여매고 있었다. 왕이 그 소녀의 신분을 알아보니 고려에서 온 소녀인데 봉선화 물을 들이기 위함이었다. 왕은 남의 나라에 와 있으면서도 자기 나라 풍습을 지키는 것을 갸륵히 여겨 소상히 알아보니 소녀는 아버지가 충선왕파라 하여 면직당하고 여기까지 끌려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와 계시는 충선왕에게 준비한 가야금 가락을 들려 주겠다고 하였다. 그 가락은 왕이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가라는 노래였다. 왕은 크게 감명하여 다시 고국으로 돌아갈 뜻을 품고 원나라 무종이 왕위에 오를 때 크게 도와 준 공으로 고려에 돌아올 수 있었다. 왕이 돌아와서 다시 왕위에 오른 뒤에 그 갸륵한 소녀를 불러오려 하였으나 이미 죽은 후였다. 왕은 소녀의 정을 기리는 뜻에서 궁궐 뜰에 많은 봉선화를 심게 하였다 한다.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 남부가 원산지이다. 키는 60㎝ 정도 자라며, 잎은 피침형으로 어긋나고 잎가장자리에 잔 톱니들이 있다.

  꽃은 7~8월에 잎겨드랑이에 1~3송이씩 모여 피며, 꽃색은 품종에 따라 다양하다. 꽃잎과 꽃받침잎은 각각 3장으로 꽃받침잎 1장이 길게 꽃 뒤로 자라 우뚝 선다. 열매는 삭과로 익는데 만지면 황갈색 씨가 터져 나온다.

  생약명(生藥銘)은 봉선(鳳仙)이다. 꽃은 봉선화(鳳仙花), 뿌리는 봉선근(鳳仙根), 종자는 급성자(急性子)라 한다. 주로 운동계·순환계 질환과 각종 생선 체증을 다스린다. 거풍(祛風), 활혈(活血), 소종(消腫), 지통(止痛)에 효능이 있다. 류머티성관절염, 타박통(打撲痛), 나력옹종, 정창을 치료한다.

  뼈가 단단한 생선에 종자 3~4개를 넣고 요리하면 완전히 물러진다. 봉숭아에는 뱀 이 싫어하는 냄새가 나므로 봉숭아를 심으면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 극약성이어서 30개 이상을 먹으면 치사량이 된다. 손톱에 봉선화 물을 들이면 수술할 때 마취가 잘 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