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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건국을 합리화하여 노래한 서사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들풀/이영일 2018. 3. 1. 18:06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는 세종이 정인지·권제·안지를 시켜 짓게 했으며 1445년에 완성되었다. <용비어천가>는 해동 육룡(목조(穆祖)·익조(翼祖)·도조(度祖)·환조(桓祖)·태조(太祖)·태종(太宗))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뜻으로서,〈주역( 周易)〉의 건괘(乾卦) 설명에 나타난 상징을 바탕으로 뜻을 마음껏 펼쳐 임금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이 천명(天命)에 의해서 세워졌다는 건국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 편찬되었다.

  현재 전하는 것은 목판본이다. 총 125장이며 서사·본사·결사로 구성되어 있다. 서사(1~16장)에서는 조선 왕조 창업의 당위성을 제시했고, 본사(17~109장)에서는 조선 왕조 창업의 당위성을 구체적 이야기로 실증했으며, 결사(110~125장)에서는 왕업의 영원한 지속을 기리기 위해 후대왕에게 규계 사항을 열거했다. 내용은 우리말 노래, 같은 내용의 한시, 자세한 주해로 이루어져 있다. 한글로 된 최초의 작품이고 전체 짜임이 서사적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어 문학사적 가치가 크다.

  훈민정음(訓民正音)이 창제된 후 정음(正音)으로 기록된 최초의 문헌임과 동시에『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과 함께 조선시대 악장(樂章) 문학의 대표적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는 책으로써, 세종조의 국어학과 서지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 용비어천가 권8, 9, 10(龍飛御天歌 卷八, 九, 十, 보물 제1463-1호)은 계명대학교 소장본으로 전10권 중 권8~권10의 3권으로 자체(字體)는 조선초기에 유행한 조맹부(趙孟頫)의 송설체(松雪體)로 판각한 것이며, 판심(版心)에는 조선초기의 형식인 흑구(黑口)에 내향흑어미(內向黑魚尾)가 있어 초간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책은 장차(章次)에 있어 몇 군데 오각이 있고 수정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초판본 책판의 수정을 거쳐 인출한 것으로 보인다.

* 용비어천가 권3, 4(龍飛御天歌 卷三, 四, 보물 제1463-2호)는 조선 왕조 목조(穆祖)로부터 태종(太宗)까지 6대의 사적(事跡)과 그에 대응되는 중국 역대 제왕의 사적(事蹟)을 대구로 하여 읊은 노래와 그 주석을 실은 책이다.

  125장의 한글가사와 그에 해당하는 한시(漢詩)를 본문으로 하고, 각장마다 주해를 붙인 체재로 되어 있다. 본문은 조선의 건국이 천명에 의한 것임과 후대 임금에게 경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편찬하고 간행한 목적과 그 경위에 대해서는 책에 함께 실려 있는 1445년(세종 27) 정인지(鄭麟趾)의 서문과 권제(權踶) 등의 전문, 그리고 1447년의 최항(崔恒)의 발문에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이들 기록에 따르면 권제, 정인지, 안지 등이 1445년에 본문을 만들었고, 세종이 최항, 박팽년, 강희안 등에게 주해를 덧붙이게 하여 1447년에 간행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용비어천가』의 초간본 중 권3~4부분이다. 비록 권3의 첫 부분과 권4의 말미에 결락이 있지만 다른 부분은 보존상태가 좋고 인쇄상태도 매우 뛰어나다.『용비어천가』는 초간본이 간행된 이후 초간본의 체재를 그대로 따른 중간본으로 3가지 판본이 현전하고 있다.

『용비어천가』는 주해 속의 고유명사, 관직명의 한글 표기는 국어사 연구의 소중한 자료가 된다.

* 용비어천가 권1~2(龍飛御天歌 卷一~二, 보물 제1463-3호)는 125장의 한글 가사 및 그에 해당하는 한시(漢詩)를 본문으로 하였고, 각 장마다 주해(註解)를 붙였다.

  1445년(세종 27)에 권제(權踶), 정인지(鄭麟趾), 안지(安止) 등이 본문을 완성했고, 여기에 최항(崔恒), 박팽년(朴彭年), 강희안(姜希顔) 등이 각 장마다 주해와 음훈(音訓)을 붙여서 1447년(세종 29)에 10권 5책으로 간행하였다.『세종실록』에는 1447년 10월에 『용비어천가』550건을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 책은 훈민정음으로 기록된 최초의 서적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규장각 소장본은 1447년에 간행된 원간본으로, 권1·2 부분 1책만 전해지고 있다. 인쇄 상태가 양호하며 권수에 ‘선사지기(宣賜之記)’라는 인장이 찍혀 있다. 책 첫 부분의 「진전문(進箋文)」3장 전면과 본문 권1의 1장 후면, 그리고 권2의 끝부분 44·45·46장이 떨어져 나갔으며, 권2의 41·42장은 일부 훼손되어 배접되어 있다. 표지는 개장되었고, 표제(表題)는 제첨(題簽) 형식으로 ‘龍飛御天歌第一·二’ 라고 기록되어 있다.

  규장각 소장본은 세종대 국어 연구와 서지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125장의 한글가사와 한시는 그 자체가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우리말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며, 주해에 나오는 고유명사와 관직명 등의 고어(古語) 표기는 국어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또, 일부에 떨어져 나간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보존상태가 대체로 양호하고 전본이 희귀하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 용비어천가 권1~2, 7~8(龍飛御天歌 卷一~二, 七~八, 보물 제1463-4호)은 고려대학교 도서관 만송문고(晩松文庫)에 소장되어 있는『용비어천가』권1·2<만송 貴 369B1>와 권7·8<만송 貴 369B4> 각 1책은 1447년 초간본으로 서울대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용비어천가』<가람 古貴 811.51-G995y> 및 기왕에 보물로 지정된 보물 제1463-2호 권3·4(역사박물관 소장)과 보물 제 1463-1호 권8·10(계명대 소장)과 같은 판본이다. 권1 권수의 서문 1~3장은 떨어져 나갔고 권2의 44~46장은 일부 훼손되어 45장은 3행만 있고 4~9행은 떨어져 나갔다. 권 7·8은 표지에 제첨형식의 ‘龍飛御天歌’가 있으며 오래되어 닳아져 있으나 보존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특히 권7은 유일본이고 권8은 지정된 계명대본보다 보존상태가 좋다. 지질이나 인쇄 상태가 아주 양호하고 각 책의 전체 내용이 비교적 잘 남아 있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서 손색이 없다.

  고려대학교 도서관 만송문고(晩松文庫) 소장인『용비어천가』권1·2와 권7·8 각 1책은 1447년(세종 29) 초간본으로 보존상태가 비교적 양호하고 전본이 희귀하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하여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 (참고문헌: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글과 사진: 이영일, 전)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기자)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