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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슬픈 전설을 간직한, 홀아비바람꽃[Anemone]

들풀/이영일 2018. 6. 13. 07:40


  홀아비바람꽃[학명: Anemone koraiensis Nakai]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려해살이풀이다. 홀애비바람꽃, 호래비바람꽃, 좀바람꽃, 홀바람꽃, 조선은련화(朝鮮銀蓮花)라고도 한다. 꽃대가 1개씩 자라므로 홀아비바람꽃이라고 한다. 원예용으로 사용한다. 꽃말은 ‘비밀스러운 사랑’이다.

  홀아비라는 이름이 붙은 이 꽃 역시 꽃대가 하나이다. 바람꽃 자체의 속명이 아네모네(Anemone)로, 그리스어로는 ‘바람의 딸’을 뜻한다. 게다가 이 꽃에 전해지는 전설도 여성이 주인공이다.「고려 충선왕 때 김해 무점 지방에 김태은이라는 청년이 살았는데, 열심히 공부해 과거에 합격하고 논실마을 이씨 집안 처녀와 결혼했다. 하지만 3년 뒤 부인은 병에 걸려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부인은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으면 이 하얀 모시저고리를 안고 주무세요. 그러다 새로 여자를 얻으면 이 저고리를 땅에 묻어주세요.” 몇 년 뒤 남편은 이웃동네 처녀에게 반해 결혼을 하게 되자 아내의 유언에 따라 흰 모시저고리를 서잿골 금령천 약수터 옆에 묻어주었다. 이듬해 그곳에서 하얗고 가녀린 꽃 한 송이가 피어 진한 향을 내니 사람들은 그 꽃을 홀아비바람꽃이라고 불렀다.」이 전설에서 사람들이 왜 홀아비바람꽃이라고 지었을까 생각해보았는데, 답이 없다. 홀아비가 된 남편을 위한 꽃이라는 해석도 이상하고, 평생 홀아비처럼 살라는 악의로 지었다고 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어쨌든 홀아비바람꽃에는 남성보다는 여성적인 느낌이 들어 있다.

  바람꽃 중에는 이 꽃 말고도 꽃대가 하나만 자라는 것이 있는데, 바로 외대바람꽃이다. 비슷한 처지임에도 하나는 홀아비, 하나는 외대로 불리는데, 외대가 홀아비보다 꽃이 조금 커서 지름은 약 4㎝이다. 이에 비해 홀아비바람꽃의 꽃 지름은 1.2㎝밖에 안 된다.

  전국 높은 산이나 숲 속 깊은 곳에서 자란다. 한국의 특산식물이다. 뿌리잎은 1∼2개이고 높이 3∼7cm로 잎몸은 손바닥 모양으로 5개로 갈라지며, 나비 4cm 내외이다.

  꽃은 4월에 피고 백색이며, 꽃줄기 끝에 1개가 위를 향하여 핀다. 총포는 잎 같고 3개로 갈라지며 꽃줄기에 긴 털이 있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고 도란형이며 끝이 둥글지만 가운데가 뾰족하다. 씨방은 털이 있고 암술머리는 난형이며 대가 없다. 수술은 많고 꽃밥은 황색이다.

   생약명(生藥銘)은 정보가 없다. 우리 나라에 자생하는 Anemone속 특산 식물중 대표적이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