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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오 헨리의〈마지막 잎새〉, 담쟁이덩굴[絡石]

들풀/이영일 2018. 6. 15. 23:48


  담쟁이덩굴[학명: Parthenocissus tricuspidata (S. et Z.) PLANCH.]은 포도과의 목본성 덩굴식물이다. 돌담장이, 담장넝쿨, 담장이덩쿨, 담장이덩굴, Boston-ivy라고도 한다. 돌담이나 바위 또는 나무줄기에 붙어서 사는데 주로 미관을 위하여 건물이나 담 밑에 심는다. 꽃말은 ‘아름다운 매력’이다.

  미국이 자랑하는 단편작가 오 헨리의〈마지막 잎새〉는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가난한 화가 지망생인 존시는 폐렴에 걸려 죽어가고 있으면서, 이웃집 담쟁이덩굴의 잎이 모두 떨어지면 자신의 생명도 다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비바람이 휘몰아친 다음날 틀림없이 나목(裸木)으로 있어야 할 담쟁이덩굴에 마지막 잎새 하나가 그대로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다시 삶의 의욕을 갖게 된다. 기운을 차린 존시에게 친구인 수우가 ‘그 마지막 잎새는 불우한 이웃의 늙은 화가가 밤을 새워 담벼락에 그려 넣은 진짜 이 세상의 마지막 잎새’임을 일러주는 내용이다.

  조선조의 선비들은 담쟁이덩굴이 다른 물체에 붙어서 자라는 것을 두고 비열한 식물로 비하했다. 인조 14년(1636)에 김익희란 이가 올린 상소문에 보면 “빼어나기가 송백(松柏)과 같고 깨끗하기가 빙옥(氷玉)과 같은 자는 반드시 군자이고 빌붙기를 등나무나 담쟁이같이 하고 엉겨 붙기를 뱀이나 지렁이같이 하는 자는 반드시 소인일 것이요”라고 하여 담쟁이덩굴은 등나무와 함께 가장 멸시하던 소인배에 비유했다.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서 자라고, 담쟁이덩굴의 오래된 줄기는 회갈색인데, 발목 굵기 정도까지 자라기도 한다.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고 넓은 달걀모양이며, 끝이 세 개로 깊이 갈라지는 것이 보통이나 얕게 갈라지기도 하여 모양이 여러 가지다. 잎의 크기는 아기 손바닥만 하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잎자루가 매우 길다. 최근에는 담쟁이덩굴과 꼭 닮은 미국담쟁이덩굴을 많이 심고 있다. 잎이 다섯으로 갈라지는 겹잎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 것이 재래종 담쟁이덩굴과의 차이점이다.

  꽃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데, 초여름에 황록색으로 핀다. 열매는 작은 포도 알처럼 열리고 하얀 가루로 덮여 있으며, 검은빛으로 익어서 포도와 같은 집안임을 금세 알 수 있다.

  생약명(生藥銘)은 낙석(絡石), 벽려(薜荔), 장춘등(長春藤), 지금(地錦), 파산호(爬山虎)이다.《동의보감》에 보면 “작은 부스럼이 잘 낫지 않는 데와 목 안과 혀가 부은 것, 쇠붙이에 상한 것 등에 쓰며 뱀독으로 가슴이 답답한 것을 없애고 입안이 마르고 혀가 타는 것 등을 치료한다”라고 하였으며, 잔뿌리가 내려 바위에 달라붙어 있으며, 잎이 잘고 둥근 것이 좋다고 한다.

  참나무와 소나무를타고 올라가는 것을 약재로 사용한다. 효능은 고혈압, 당뇨개선, 어혈, 관절통증완화, 암예방이다. 소나무에서 자라난 담쟁이넝쿨을 송담이라 하는데, 이를 이용하여 차나 술로 담가서 약용한다. 바위나 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 넝쿨은 독성이 있어 사용하지 않는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