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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하늘과 땅의 중간쯤을 처다보는 나리, 중나리[卷丹]

들풀/이영일 2018. 8. 3. 18:23


  중나리[학명: Lilium leichtlinii var. maximowiczii (Regel) Baker]는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중나리는 나리의 한 종류로 꽃이 중간쯤을 쳐다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늘나리는 꽃이 하늘을 보고, 땅나리는 아예 꽃이 땅으로 푹 숙여진다. 한편, 말나리는 잎이 치마처럼 돌려나고 꽃의 얼굴은 중나리처럼 중간을 향한다. 중정(中庭), 백백합(白百合), 단나리, Maximowicz’s-lily라고도 한다.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 한 마을에 한 아리따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 그 고을에는 행동거지가 아주 나쁜 고을 원님의 아들이 있었는데 아버지의 권세를 믿고 모든 악행은 다 저지르고 다녔다. 어느 날 원님아들은 그 처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 그녀를 강제로 희롱하려 하자 처녀가 끝내 자결로서 순결을 지켰다. 이후 원님아들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그녀를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주었는데 훗날 그 무덤위에 한송이가 피어났다고 한다. 원님 아들은 그 꽃을 거두어 자신이 고이 길렀는데 이 꽃이 나리꽃이라는 슬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꽃말이 ‘순결’, ‘깨끗한 마음’이다.

  털중나리(L. amabile Palib. )와도 비슷하지만 털중나리는 온포기에 털이 많고 꽃잎 안쪽에 있는 반점이 작으며 개화기도 5~6월이어서 중나리보다 꽃이 일찍 핀다. 또한 참나리(L. lancifolium Thunb.)와 구별되는 특징은 줄기를 따라 올라가며 갈색으로 된 주아가 달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아(珠芽)란 구슬처럼 생긴 눈을 말한다.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해안이나 산지의 풀밭에서 자란다. 비늘줄기는 둥글고 지름이 3∼4cm이며 뿌리가 내린다. 땅속줄기는 옆으로 뻗다가 땅 위로 나오고 새 비늘줄기를 만든다. 땅 위의 줄기는 곧게 서고 높이가 1∼2m이며 어릴 때는 흰색 솜털이 있고 밑 부분에 젖꼭지 모양의 돌기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다닥다닥 달리며 줄 모양이고 길이가 8∼15cm, 폭이 5∼12mm이며 끝이 뾰족하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지만 줄기와 함께 작은 돌기가 있다.

  꽃은 7∼8월에 피고 줄기 끝과 가지 끝에 2∼10개가 밑을 향하여 달린다. 꽃잎은 황색을 띤 붉은 색이고 안쪽에 자줏빛 반점이 있으며 길이가 6∼8cm이고 바소꼴이며 뒤로 말린다. 밀구(蜜溝)는 양쪽에 털이 있고, 수술은 6개이며, 암술은 1개이고, 수술과 암술은 모두 꽃 밖으로 길게 나온다. 열매는 삭과이고 타원 모양이다.

   생약명(生藥銘)은 권단(卷丹), 백합(百合), 야백합(野百合), 동북백합(東北百合), 중상(重箱)이다. 한방에서는 해열, 진해, 해독, 강장 등의 효능이 있으며 마음을 가라앉혀 주고 폐에 이롭다. 적용질환은 폐결핵으로 인한 해수, 기침, 열병 뒤의 여열, 기력이 쇠약하여 신경이 날카로워져 가슴이 뛰는 증세, 놀라고 마음이 몹시 두근거리는 증세, 폐렴, 불면증과 부종, 신체허약증 등이다. 비늘줄기 즉 알뿌리를 가을에 굴취하여 시루에 찐 다음 햇볕에 말려서 약재로 쓴다. 말린 약재를 1회에 3~10g씩 200cc의 물로 달이거나 죽을 쑤어 복용한다. 비늘줄기에 많은 녹말과 단백질, 지방을 함유하고 있으며 캡산신(Capsanthin)이라는 성분이 있다. 봄 또는 가을에 비늘줄기를 캐어 구워 먹거나 양념을 해서 조려 먹는다. 비늘줄기를 넣어 끓인 죽은 환자를 위한 자양 강장식품으로 좋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