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배꼽[학명: Persicaria perfoliata (L.) H.Gross]은 마디풀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이다. 긴 잎자루가 잎 밑의 약간 위에 올라 붙어 배꼽처럼 보인다 하여 배꼽이라는 이름이 들어갔다. 북미 동부 워싱턴을 중심으로 하는 온대지역까지 널리 퍼져나갔다. 골치 아픈 침투외래종(invasive alien species)으로 취급된다. 신속하게 퍼져나가는 양상으로부터 ‘한 순간, 1마일이나 퍼져가는 풀’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명(Mile-a-minute weed)이 붙었다. 유럽인들은 ‘악마의 꼬리를 닮은 풀(Devil’s-tail tearthumb)’이라고 부른다. 골칫거리라는 의미다.
백색이던 열매가 익어가면서 적자색 또는 짙은 자색으로 변하고, 마침내 짙고운 남색의 보석처럼 빛난다. 억세고 날카로운 가시, 귀찮은 잡초 덩굴, 앙증맞은 열매들을 쓸어안고 있는 형국, 어느 모로 보나 며느리배꼽이라는 한글명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며느리배꼽에 대한 중국 한자명에는 강반귀(扛板归, 강판귀(杠板帰) 외에도 ‘늙은 범(老虎, 노호)’을 뜻하는 이름인 老虎利(노호리), 老虎刺(노호자), 老虎艽(노호구) 따위의 다수가 있다. 북한에서는 참가시덩굴여뀌 또는 사광이풀로 기재하고 있는데, ‘범’은 곧 산에 사는 큰 ‘고양이’이니, 말(言)의 무늬가 같은 셈이다. 중국 땅에 맞닿아 있는 한반도 북부지방과 중국 동북지방(만주)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며느리배꼽을 실제로는 무서워하지 않으면서 무서운 존재로 인식했던 것이다. 사광이풀이란 이름이 생겨난 까닭으로도 추정해 볼 수 있다. 잎에서 약간 신맛이 나므로 ‘새콤이’, ‘사콤이’라는 말과도 잇닿아 있을 수 있다. 더부룩하고 답답한 속을 풀기 위해 신맛이 나는 여린 잎을 뜯어 먹는 야생 들고양이로부터 그 이름이 유래할 수도 있다. 이처럼 부르는 명칭이 다양한 것은 여러 가지 민간 약재로도 이용되었음을 암시한다. 꽃말은 여인의 한이다.
전국 각처의 길가나 빈터에서 흔하게 자란다. 길이 2m 정도 뻗으며 엽병과 더불어 밑으로 난 가시가 있어 다른 물체를 걸고 자라 오른다. 잎은 어긋나고 삼각형이며 잎자루가 긴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앞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빛이 돌며 맥을 따라 밑을 향한 잔가시가 있다. 턱잎은 잎같이 생겼으며 나팔처럼 퍼진다.
꽃은 7∼9월에 피며 줄기와 가지 꼭대기나 잎겨드랑이의 짧은 이삭꽃차례에 달리고 꽃차례는 길이 1∼2cm로서 밑부분을 접시같이 생긴 엽상포가 받치고 있다. 꽃받침은 연한 녹색이 돌며 길이 3∼4mm로서 5개로 갈라지고 꽃잎은 없으며 수술은 8개로서 꽃받침보다 짧다. 씨방은 둥글고 3개의 암술대가 있다. 열매는 수과로 길이와 지름이 3mm이고 난상 구형이며 약간 세모가 지고 흑색이며 윤채가 있고 육질화된 하늘색 꽃받침으로 싸여 있어 장과처럼 보이며 8∼9월에 익는다.
생약명(生藥銘)은 강판귀(杠板帰), 자리두(刺梨頭), 호설초(虎舌草), 용선초(龍仙草), 자산장(刺酸漿), 뇌공등(雷公藤), 어아초(魚牙草)이다. 주로 호흡기와 순환계 질환을 다스리며, 소화기 질환에도 효험이 있다. 적용증상 및 효능은 간염, 개선, 급성간염, 백일해, 수종, 습진, 옴, 이수소종, 종독, 청열활혈, 편도선염, 피부병, 하리, 해독, 해열, 활혈, 황달이다.
전초를 가을에 채취하여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리거나 생것으로 쓴다. 9∼15g(생것은 25∼50g)을 달여 복용한다. 외용은 짓찧어서 환부에 붙이거나 분말로 고루 바른다. 또는 전액(煎液)으로 씻는다. 어린잎을 식용으로 나물이나 국거리로 이용하며 신맛이 있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우리약초로 지키는 생활한방(김태정∙신재용.이유),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