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학명: Betula platyphylla var. japonica]는 자작나무과의 낙엽활엽교목이다. 불쏘시개로 부엌 한구석을 차지했으며, 탈 때 나는 자작자작 소리를 듣고 자작나무란 이름을 붙였다. 영어 이름인 버취(Birch)의 어원은 ‘글을 쓰는 나무 껍데기’란 뜻이라고 한다. 백단(白椴), 백화(白樺), Japanese-White-Birch라고도 한다. 약용, 나무껍질이 아름다워 정원수, 가로수, 조림수로 심는다. 목재는 가구를 만드는 데 쓴다. 꽃말은 당신을 기다립니다이다.
자작나무는 줄기의 껍질이 종이처럼 하얗게 벗겨지고 얇아서 이것으로 명함도 만들고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사랑의 글귀를 쓰기도 하는 낭만적인 나무다. 한자 표기는 지금과 다르지만 결혼식에 불을 켤 수 있는 나무란 뜻으로 ‘화혼(華婚)’이라 했고, ‘화촉을 밝힌다’라는 말도 자작나무 껍질에서 온 말이다. 옛사람들은 자작나무를 ‘화(樺)’라 하고 껍질은 ‘화피(樺皮)’라 했는데, 벚나무도 같은 글자를 사용했다. 전혀 다른 나무임에도 같은 글자로 표기한 것은 껍질로 활을 감는 등 쓰임이 같았기 때문이다. 그 껍질은 거의 기름기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썩지 않으므로 신라시대의 고분 속에서 자작나무 껍질에 글자를 새겨 놓은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그림의 재료가 자작나무껍질이며, 특히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국보 팔만대장경의 일부가 이 자작나무로 만들어져서 그 오랜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벌레가 먹거나 뒤틀리지 않고 현존하고 있다.
시인 백석(1912~1995)이 1938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쓴〈백화(白樺)〉란 시:「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山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甘露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山너머는 平安道 땅이 뵈인다는/ 이 山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중부 이북의 깊은 산 양지쪽에서 자란다. 높이 20m에 달하고 나무껍질은 흰색이며 옆으로 얇게 벗겨지고 작은가지는 자줏빛을 띤 갈색이며 지점(脂點)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삼각형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뒷면에는 지점과 더불어 맥액(脈腋)에 털이 있다.
꽃은 암수한그루로서 꽃은 4월에 피고 암꽃은 위를 향하며 수꽃은 이삭처럼 아래로 늘어진다. 열매이삭은 밑으로 처지며 깊이 4cm 정도이고 포조각의 옆갈래조각은 중앙갈래조각 길이의 2∼3배 정도이다. 열매는 9월에 익고 아래로 처져 매달리며, 열매의 날개는 열매의 나비보다 다소 넓다.
생약명(生藥銘)은 백화피(白樺皮), 화피(樺皮), 화목피(樺木皮)이다. 이뇨, 진통, 해열, 해독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적용질환은 편도선염, 폐렴, 기관지염, 신장염, 요도염, 방광염 등이다. 그밖에 류머티스나 통풍, 피부병의 치료약으로도 쓰인다. 베툴린(Betulin), 트리테르페노이드(Triterpenoid), 가울테린(Gaultherin), 베헤닉산(Behenic acid) 등이 함유되어 있다. 껍질을 약재로 쓴다. 1년 내내 언제든지 채취할 수 있으나 여름철에 작업하기가 쉽다. 거친 외피를 제거하여 햇볕에 말린다. 쓰기에 앞서서 잘게 썬다. 1회에 8~10g씩 200cc의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류머티스나 통풍, 피부염은 약재를 달인 뜨거운 물로 찜질하는 방법을 쓴다. 북유럽에서는 잎이 달린 자작나무 가지를 다발로 묶어서 사우나를 할 때 온몸을 두드리는데 이렇게 하면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고 해서 각광을 받고 있다.
4월 말경의 곡우 때는 고로쇠나무처럼 물을 뽑아 마신다. 사포닌 성분이 많아 약간 쌉쌀한 맛이 나는 자작나무 물은 건강음료로 인기가 높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