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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술이 익지 않고 썩어 헛것이 되는 간 보호 생약제, 헛개나무[枳椇子]

들풀/이영일 2018. 10. 15. 21:15


  헛개나무[학명: Hovenia dulcis var. koreana]는 갈매나무과의 낙엽활엽교목이다. 이 나무 밑에서는 술이 썩어 헛것이 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괴조(拐棗), 목밀(木蜜), 목산호(木珊瑚), 호리깨나무, 호깨나무, 호로깨나무, 벌나무, 볼게나무, 홋개나무, 고려호리깨나무, 민헛개나무, 지구자나무, Japanese-raisin tree 라고도 한다. 정원녹화수종과 약용수종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그 열매의 육질은 생것으로 먹을 수 있으며 술을 담글 수도 있다. 또한 씨는 약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꽃말은 결속이다.

  중국 명나라 때 이시진이 쓴《본초강목》에는 “헛개나무는 가을이 되면 열매 대궁이 비대해지면서 산호모양으로 되는데, 이것을 약으로 쓰며 맛이 달아서 사람들이 먹는다. 열매는 숙취를 덜게 하고 간을 보호해주는 약효가 있다. 나무 조각을 술독에 넣으면 술이 물로 된다”라고 했다. 또 헛개나무를 기둥으로 쓰면 그 집에서는 술을 빚을 수 없다고 했다. 이런 내용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헛개나무의 효능에 대해 과장된 이야기가 많다. “옛날 어떤 사람이 헛개나무로 집을 수리하다가 실수로 나무토막 하나를 술독에 빠뜨렸더니 술이 곧 물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집 안에 심기만 해도 술이 익지 않는다”고도 한다. 이처럼 옛사람들이 말한 헛개나무의 약효는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심스럽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깊은 산이나 높은 산까지 계곡가 양지 쪽에 주로 서식한다. 높이 15m에 달한다. 수피는 회갈색으로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어린 가지는 붉은색을 띤다. 잎은 난형 또는 긴 난형으로 가장자리는 둔한 톱니 모양이며, 안으로 말린다. 목재는 가장자리는 노란빛 도는 밝은 갈색을 띠며 안쪽에 노란 갈색의 넓은 심이 있다. 한가운데에는 흰 갈색의 작고 무른 속심이 있다. 속껍질은 노란 갈색을 띠며 독성이 있다. 비교적 연한 편이다.

  꽃은 6~7월에 가지 끝이나 잎 달린 자리에 녹색 빛 도는 흰색으로 핀다. 끝마다 마주 갈라지는 꽃대가 나와 각 마디와 끝에 지름 7㎜ 정도의 꽃이 달린다. 한 꽃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나오며 암술은 1개, 수술은 5개다. 꽃잎은 5장이다. 열매는 9~10월에 열매자루가 울룩불룩하게 살이 찐 지름 8㎜ 정도의 작은 단지 모양의 열매가 검붉은 색으로 여문다. 단단한 핵으로 싸인 씨앗이 있으며 달다. 겨울에도 가지에 매달려 있다.

  생약명(生藥銘)은 지구자(枳椇子), 북지구(北枳椇)이다. 헛개나무의 주요 활성성분으로는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 화합물과 플라보노이드가 있다. 한의학에서 해주독(解酒毒, 술을 과하게 마셔 그 후유증으로 생긴 독을 풀어 주는 효능), 지갈제번(止渴除煩, 갈증을 멈추게 하고 번거로운 느낌을 없애는 것), 지역(止逆, 역상하는 것을 멈추게 함), 이대소변(利大小便, 대소변 둘 다 잘 나오게 함) 등의 효능이 있으며, 숙취, 번갈(煩渴, 가슴속이 답답하고 목이 마른 증세), 구토, 대소변의 불리(不利) 등의 치료에 사용한다. 현대임상에서는 알코올성 간, 화학성 간, 풍습성 류머티즘 등에 사용한다.

  약리작용은 주독 해독 및 간 보호, 항산화, 혈당강하, 항종양, 적응력 강화, 혈압강하, 식욕을 뚜렷하게 억제시키고 체중을 감소, 스트레스성 위궤양에 뚜렷한 억제작용, 그 밖에 지구자에는 이뇨와 항돌연변이작용이 있다. 약리연구를 통하여 헛개나무는 해주(解酒), 항간손상, 항지질과산화, 강혈당 등의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요법으로 뿌리(枳椇根)는 수시로, 줄기껍질(枳椇木)은 가을~겨울에, 잎(枳椇葉)은 봄~여름에 채취하며 햇볕에 말려서 관절염, 술독 푸는 데, 간 질환에 15g 이하를 물 700㎖에 넣고 달여서 1회 마신다. 약간 독성이 있어 정량 이상을 먹거나 오랜 기간 먹으면 안 된다. 특히 줄기 속껍질의 노란 부분은 독성이 강하여 눈이 침침해지고, 가렵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절대 먹으면 안 된다. 열매(枳椇子)는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씨앗에 약간 독성이 있으므로 말릴 때 제거해야 한다. 소화 안 되는 데, 체하여 토하는 데 10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신다. 수액을 봄에 줄기에서 채취한다. 간 질환, 위장병에 물처럼 마신다.

  어린 잎을 데쳐서 쌈으로 먹거나 생것을 소금물에 삭혔다가 장에 박아 장아찌를 담가 먹는다. 추출액과 분말 등을 이용한 다양한 식료품(음료, 차, 환, 국수 등)이 있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