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쑥부쟁이[학명: Aster pilosus Willd.]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중도국화, 털쑥부쟁이, 백공작초(白孔雀草), Frost-aster, White-heath-aster, Hairy-white-oldfield aster라고도 한다. 쑥부쟁이 종류는 흔히 연보랏빛 꽃이 피는데, 미국쑥부쟁이는 흰 꽃이 핀다. 꽃말은 그리움, 기다림, 그리운 날을 그리워하자이다.
박혁거세의 탄생설화가 있는 경주 나정(蘿井) 경내에 미국쑥부쟁이가 소란스럽게 피어 있다. 언뜻 보기에 초가을의 서정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지만, 본래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쑥부쟁이나 참취, 산국 따위를 대신해서 미국쑥부쟁이가 차지한 것이다. 한글명 미국쑥부쟁이는 미국에서 귀화한 쑥부쟁이 종류 또는 쑥부쟁이를 닮은 데에서 유래할 것이다. 종소명 필로수수(pilosus)는 잎 가장자리에 나 있는 긴 연모(軟毛)를 뜻하는 라틴어다. 미국쑥부쟁이는 아스터속(Aster)이지만, 쑥부쟁이는 칼리메리스속(Kalimeris)으로 분류한다. 들꽃들은 저마다 고유의 이름을 지녔고 제 이름으로 불리어 질 때 비로소 꽃으로서의 찬연한 생명과 가치가 발현된다.
쑥부쟁이란 이름은 “쑥을 캐러다니는 불쟁이(대장장이)딸”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옛날 아주 깊은 산속 마을에 가난한 대장장이 가족이 살고 있었다. 대장장이의 큰딸은 병든 어머니와 11명이나 되는 동생들을 돌보며 쑥을 캐러 다녔기에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쑥부쟁이라고 부르곤 했다. 어느 날 마음씨 착한 쑥부쟁이는 산에 올라갔다가 상처를 입고 쫒기는 노루를 숨겨 살려 주었다. 그러자 노루는 은혜를 꼭 갚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다시 길을 가던 쑥부쟁이는 멧돼지를 잡기 위해 파 놓은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냥꾼을 보게 되었다. 쑥부쟁이는 또 다시 칡넝쿨을 잘라 밧줄로 삼아 사냥꾼을 구해주었다. 사냥꾼은 아주 잘 생기고 씩씩한 청년이었다. 첫눈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 사랑하게 되었다. 사냥꾼 청년은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내년 가을에 다시 찾아오겠다는 언약을 남기고 떠났다. 그러나 기다리던 가을이 되어도 사냥꾼은 돌아오지 않았다. 몇해동안 그렇게 가을을 넘기면서 쑥부쟁이는 애가 타는 그리움에 점차 야위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산신령에게 정성스럽게 치성을 드리던 쑥부쟁이 앞에 몇년 전 목숨을 구해 준 노루가 나타났다. 노루는 보랏빛 주머니에 담긴 노란 구슬 세개를 주며 “구슬을 하나씩 입에 물고 소원을 말하면 세가지 소원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쑥부쟁이가 첫 번째 노란 구슬을 입에 물고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 달라고 하자, 어머니는 순식간에 건강을 되찾았다. 두 번째 구슬을 입에 물고 사냥꾼 청년을 나타나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빌자 바로 그 자리에 애타게 기다리던 청년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이미 결혼하여 아이까지 두고 있었다. 마음씨 착한 쑥부쟁이는 마지막 세 번째 구슬을 입에 물고는 사냥꾼이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소원하였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그 청년을 끝내 잊지 못하던 쑥부쟁이는 어느 날 그만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죽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쑥부쟁이가 죽어서도 배고픈 동생들이 나물을 뜯어 먹을 수 있게 다시 태어났다고 여겼다. 이 꽃의 보랏빛 꽃잎은 노루가 준 주머니, 노란 꽃술은 그 안에 있던 세개의 구슬이라고 생각하고 이 꽃을 쑥부쟁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쑥부쟁이 꽃은 아직도 그 청년을 기다리듯 해마다 가을이면 긴 꽃대를 길게 빼고 곱게 피어난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로서 1970년대 말 강원도 춘천시 중도 지방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지금은 한국 중부 지방뿐 아니라 남부 지방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산지나 들판에 나 있는 길가 등에서 자란다. 높이 40∼120㎝이다. 뿌리줄기는 굵고 짧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큰 포기를 이룬다. 줄기의 아랫부분은 목질화해서 거칠거칠하고 털이 많이 나며, 줄기는 활처럼 휘어진다. 가지는 줄기와 직립으로 붙고 끝은 종종 처진다. 잎은 길이 3∼10㎝, 나비 3∼8㎝로 줄 모양 또는 줄 모양 피침형(바소꼴)인데, 어긋나고 종종 낫 모양으로 휜다. 뿌리쪽에서 나는 잎은 톱니가 있고 줄기에 나는 잎의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잎의 양면에는 털이 거의 없으나 가장자리에 퍼진 털이 있다.
꽃은 대개 9∼10월에 흰색의 두상꽃차례로 피는데, 가지와 줄기 끝에 많이 달린다. 꽃은 쑥부쟁이보다 작고, 언뜻 보면 개망초를 더 닮았다. 흰 꽃이 피는 것을 '백공작', 푸른 꽃이 피는 것을 '청공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열매 수과(瘦果)는 짧은 털이 있고 관모는 백색이다.
생약명(生藥銘)은 산백국(山白菊)이다. 소풍청열해독, 거담 잔해의 효능이 있다. 적용질환은 기침을 멎게 하고, 풍을 제거하며, 해열, 해독하며,감기로 열나는데,편도선염,기관지염, 진해, 거담,유방암,종기,뱀에 물린 데,향균작용,바이러스성작용, 코피나는데, 천식에 효험이 있다.
세스퀴테르펜카본, 디펜텐, 페놀성 물질 등이 함유한다.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서늘하다. 여름부터 가을 사이에 꽃을 포함한 모든 부분을채취하여 햇볕이나 그늘에서 말려서 약재로 쓴다. 말린 약재를 1회에 4~10 g씩 200cc의 물로 달이거나 생즙을 내어 복용한다. 노인성 기관지염에 신선한 지상부 150g을 4시간 달인 농축액으로 1일 2회 복용한다.
이린 뿌리잎이나 순을 데쳐서 된장이나 간장에 무쳐서 먹는다. 잡채를 하거나, 된장국도 끓여 먹는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