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옻나무[학명: Rhus trichocarpa Miq.]는 옻나무과의 낙엽활엽소교목이다. 칠사(漆渣), 칠저(漆底), 모칠수(毛漆樹), East-asian-sumac라고도 한다. 개옻나무은 흔한 옻나무 종류로 그다지 쓸모없다는 뜻에서 ‘개’자가 더해진 이름이다. 옻나무는 건칠(乾漆)이라 해 한방 약재로도 사용하지만, 1900년대 초까지도 칠전(漆田)이란 명칭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성황리에 재배했다고 한다. 옻나무는 용도가 아주 많고, 그래서 독특한 옻나무 문화가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수액을 채취하여 도료로 이용하나, 독성이 있어 피부염을 일으킨다. 꽃말은 현명이다.
전국의 낮은 산 양지바른 숲속이나 마을 근처에 주로 서식한다. 높은 산에서는 보기 힘들고 야산에 흔하다. 줄기에 상처를 내면 유액이 나오고, 금방 산화해서 흑색으로 변한다. 수피는 적갈색이며, 피목(皮目)이 두드러진다. 윗부분에서 가지를 뻗으며, 우거지지 않는다. 잎은 어긋나며(互生), 홀수깃모양겹잎(奇數羽狀複葉)으로 작은잎(小葉)이 11-17개(비교: 옻나무는 소엽이 7-13개)이며, 가운데 소엽이 가장 크다. 약간 적색을 띠는 엽축(葉軸)에 털이 밀생하고, 양면에 털이 있으며, 특히 뒷면 맥 위에 백색 털이 밀생한다.(비교: 옻나무는 소엽 표면에 털이 없다.) 가을에 양지쪽에서 볼 수 있는 진홍색 단풍은 대부분 개옻나무와 붉나무이다.
꽃은 5~6월에 줄기 끝의 잎겨드랑이(葉腋)에서 황녹색으로 피며, 고깔꽃차례(圓錐花序)다. 꽃차례에 갈색 털이 밀생하며, 암수딴그루(雌雄異株)다. 열매는 돌열매(石果)로 8~9월에 황색으로 익으며, 약간 편평한 구형(求型)으로 껍질에 갈색 억센털(剛毛)이 밀생한다.(비교: 옻나무는 열매에 털이 없다.) 익으면 쉽게 파열되고 백색 씨가 드러난다.
생약명(生藥銘)은 건칠(乾漆, 옻나무와 같은 약재)이다. 잎을 칠엽(漆葉), 씨를 칠수자(漆樹子), 건피를 칠수피(漆樹皮), 심재(心材: 나무줄기의 중심부인 단단한 부분)를 칠수심(漆樹心)이라 한다. 이를 모두 약용한다. 약으로 쓸 때는 환제 또는 산제로 하여 사용한다. 건칠을 옻닭의 약재로도 쓴다. 독성이 있으므로 기준량을 지킨다. 수시로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위장병, 신장 결석, 간 질환, 골수염, 관절염, 생리가 불규칙한 데 닭과 함께 고아 먹는다.
옻나무는 약간 독성이 있어 사람에 따라 스치기만 해도 심한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습진을 악화시키므로 옻 타는 사람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 속이 찬 사람도 설사를 하게 하므로 좋지 않다. 옻이 올랐을 때는 띠 달인 물이나 백반물을 발라 응급처치를 한 뒤 병원에서 해독제를 맞는 것이 안전하다. 단맛이 나는 옻나무와는 달리 조금 텁텁하고 쓴맛이 난다. 시중에서 구할 때 껍질이 두껍고 길며 점박이가 있는 것이 옻나무고, 개옻나무는 껍질이 얇고 실타래처럼 감겨 나온다.
옻나무는 물론이고, 개옻나무도 어린 싹을 채취해 삶아서 나물로 먹었다. 오랜 경험에서 나온 살아남기 위한 나물문화의 우듬지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