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고들빼기[학명: Lactuca indica var. laciniata (O. Kuntze) Hara]는 국화과의 한·두해살이풀이다. 유럽 원산의 재배종 상추(Lactuca sativa)와 같은 속인데, 마침 중국 한자명 산와거(山莴苣)가 ‘야생에서 나는 상추 종류’란 뜻이다. 한글명 왕고들빼기는 ‘아주 큰 고들빼기’라는 의미가 되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고들빼기처럼 잎과 뿌리를 이용해 김치를 담가먹었던 식물종들을 모두 그와 비슷한 이름으로 불렀다.
고들빼기란 말은 ‘고돌비’에서 유래하며, 그 어원은 ‘아주 쓴(苦) 뿌리(葖) 나물(菜)’이라는 의미가 있는 ‘고돌채(苦葖菜)’로, 지금도 만주지역에서는 그렇게 쓴다. 왕고들빼기의 일본명은 아끼노노게시(秋の野芥子)이며, 가을(秋)에 피는 방가지똥 종류(野芥子, 야개자)란 뜻이다. 산와거(山萵苣), 약사초(藥師草), 압자식(鴨子食), Indian-lettuce라고도 한다.
유사종으로 잎이 갈라지지 않고 댓잎피침형인 것을 가는잎왕고들빼기, 잎이 갈라지지 않고 큰 것을 용설채라 한다. 사료용·식용·약용으로 이용된다. 꽃말은 모정이다.
왕고들빼기는 사람을 따라다니는 전형적인 터주식생에서 어우러져 산다. 그래서 일찍부터 잘 알려진 자원식물 상추가 우리나라에 소개되기 전에는 왕고들빼기의 어린잎이 상추를 대신 했을 것이다. 온난한 곳에서는 가을에 발아해 로제트 잎으로 월동하고, 이른 봄부터 왕성하게 성장한다. 남부지방으로 가면 점점 더 흔하게 볼 수 있으며, 남북으로 펼쳐진 한반도에서 지구온난화 덕택에 점점 더 북쪽으로 분포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전국 각지에 분포하며 산이나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줄기는 바로 서서 자라며, 원주형으로 아주 굵어지고, 전체에 털이 없다. 잎은 뒤로 젖혀진 깃모양(羽狀)으로 깊게 갈라지고(深裂), 열편(裂片)에는 겹에움(缺刻狀) 톱니가 있다. 식물체에 상처를 내면 쓴 맛이 나는 흰 유액(lactose)이 나온다.
꽃은 7~10월에 연한 황색으로 피며, 많은 두화(頭花)가 달리는 고깔꽃차례(圓錐花序)다. 열매는 여윈열매(瘦果)로 흑색으로 익으며, 백색 관모(冠毛)가 있고, 바람을 이용해 산포(風散布)한다.
생약명(生藥銘)은 백룡두(白龍頭), 고개채(苦芥菜), 토와거(土萵苣), 고마채(苦馬菜)이다. 해열, 소종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적용질환은 감기로 인한 열, 편도선염, 인후염, 유선염, 자궁염, 산후 출혈이 멎지 않는 증세 등이다. 그밖에 종기의 치료에도 쓰이고 있다. 뿌리를 약재로 쓴다. 봄에서 여름 사이에 굴취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생으로 쓴다. 말린 것은 쓰기 전에 잘게 썬다. 말린 약재를 1회에 5~10g씩 200cc의 물로 반 정도가 되게 달여서 복용한다. 종기의 치료에는 생뿌리를 찧어서 환부에 붙인다.
봄에 일찍 어린잎을 따다가 나물로 무쳐 먹거나 생채로 간장에 찍어 먹는다. 상추와 같은 무리에 속하는 풀이다. 약간 쓴맛이 나지만 생채로 먹으면 구미를 돋우고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약으로 쓸 때는 생즙을 내거나 탕으로 하여 사용하며, 술을 담가서도 쓴다. 외상에는 짓이겨 붙인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