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괴불주머니[학명: Corydalis speciosa Maxim.]는 현호색과의 두해살이풀이다. 암괴불주머니, 조선괴불주머니, 산불꽃, 산뿔꽃, 마씨자근, 개미나리, 멜라초, 노락쟁이, Beautiful-corydalis라고도 한다. 오색의 비단 헝겊을 이용하여 여러 모양의 수를 놓아 만든 노리개를 괴불주머니라고 하는데, 괴불주머니 꽃의 모양이 그 주머니를 닮았다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꽃말은 보물주머니, 비밀 이다.
옛날옛적에 하늘나라를 다스리시는 옥황상제 밑에 하늘나라의 무지개를 관리하는 무지개 나라의 왕이 있었다. 옥황상제은 지상의 만물을 다스리기 위해 하늘에서 비를 내릴 때에 하늘나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시기 위해 하늘의 무지개다리를 7가지의 아름다운 색깔로 치장하여 지상의 인간들에게 보여 주곤 하였다. 무지개나라의 왕은 옥황상제께서 무지개가 필요 할 때에는 언제나 하늘나라에 무지개다리를 놓을 수 있도록 무지개에 들어가는 7가지 색깔의 동산을 가꾸어 왔는데 빨간, 주홍, 노랑, 초록, 파란, 남색, 보라색동산이 무지개나라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이 동산에는 계절 따라 예쁜 꽃들이 끊임없이 피어 이 꽃들로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곤 하였다. 그런데 무지개 나라 왕은 무지개의 7색깔을 분명하게 꾸미기 위해 각 동산에는 그 동산의 색깔에 맞는 꽃만 자라도록 하였으며 절대로 다른 색깔의 꽃들이 섞이지 않도록 관리하여 왔다. 어느 해 봄날, 보라색 동산의 현호색이란 꽃이 따뜻한 봄볕에 취하여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는데 마침 지나가던 봄바람이 현호색 꽃의 미모에 반하여 말을 걸었다. “현호색 꽃님, 날씨도 좋은데 나랑 같이 산보를 가지 않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이 곳 보라색 동산에만 있다 보니 심심하던 차이기에 현호색은 봄바람의 요청을 수락하고 함께 산책을 나섰다. 봄바람을 따라 한참을 산책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라색 동산을 벗어나 난생처음으로 노랑동산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제까지 보라색 꽃만 보아오던 현호색 꽃은 처음으로 노란색 꽃을 보게 되니 신기하기도 하고 노란 꽃들이 너무 예뻐 보여 마침 자기 앞에 있는 자신과 비슷한 꽃모양을 가지고 있는 노란색 꽃에게 말을 걸어 보았다. “애, 나는 현호색이라고 부르는데 네 이름은 뭐니?” “나는 긴 이름을 가지고 있어, 산괴불주머니 꽃이라고 한단다. 그런데 너는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니?“ 하고 노란 꽃이 물었다. “나는 보라색 동산에 살고 있는데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 봄바람 따라 산책을 나왔다가 이 곳 까지 오게 되었단다.” 하고 현호색이 대답하였다. “우리 무지개 왕국의 규칙에는 모든 꽃들이 자신의 동산을 벗어나면 처벌을 받게되어 있는데 임금님이 알기 전에 어서 빨리 너의 동산으로 돌아가.” 하고 노란 꽃이 말하자 “그래도 나는 너를 만나 노란색 꽃을 보니 매우 기분이 좋은데 우리 친구하며 사이좋게 지내자.” 하고 현호색이 말하였다. 이렇게 하여 현호색 꽃과 산괴불주머니 꽃은 친구가 되었으며 서로가 임금님 몰래 자주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몰래 만나는 것이 길어지자 결국 무지개 왕국의 임금님 귀에 그들이 만난다는 소문이 들어가게 되었다. 임금님은 규칙을 위반한 그들에게 더 이상 하늘나라 동산에서 살 수 있도록 허락할 수 없다고 말하고 그들을 지상으로 추방하게 되었다. 하루아침에 살기 좋은 하늘나라 동산에서 쫒겨난 현호색 꽃과 산괴불주머니 꽃은 지상의 쓸쓸하고 한적한 산골짜기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하늘 나라에서는 항상 봄날 같이 온화한 날씨만 있어서 일년 내내 꽃을 피웠지만 지상에서는 추운겨울이 오면 얼어 죽게 되므로 추위를 피해 어두운 땅속에서 갇혀지내게 되었는데 이는 무지개왕국의 규칙을 어긴 벌을 받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이른 봄 추위가 가시면 현호색과 산괴불주머니는 땅속 감옥에서 나와 나란히 꽃을 피워 하늘동산에서 부터 몰래 만나 왔던 우정을 되새기며 쓸쓸한 산골을 아름답게 꾸미며 살게 되었단다.
우리나라 각처의 습한 산지에서 자란다. 높이 약 40cm이다. 원줄기는 속이 비고 곧게 자라며 가지가 갈라지고 전체에 흰빛을 띤다. 잎은 어긋나고 2회 깃꼴로 갈라지며 길이 10∼15cm, 나비 4∼6cm이다. 갈래조각은 달걀 모양이며 다시 깃처럼 갈라지고 마지막갈래조각은 줄 모양의 긴 타원형이며 끝이 뾰족하다.
꽃은 4∼6월에 노란색으로 피며 길이 2∼2.3cm이고 총상꽃차례에 달린다. 포는 달걀 모양 바소꼴이고 때로 갈라진다. 화관은 끝이 입술 모양으로 갈라지고 밑부분은 꿀주머니로 된다. 수술은 6개이며 다시 2개씩 갈라진다. 꽃 모양은 현호색과 같으나 노란색이다. 열매는 삭과(蒴果)로서 줄 모양이며, 종자는 둥글고 검은빛이며 겉에 가늘고 오목한 점이 흩어져 있다.
생약명(生藥銘)은 국화황련(菊花黃連), 황근(黃菫), 습지자근(濕地紫菫)이다. 풀 전체를 민간에서 진경, 조경, 진통, 타박상 등에 다른 약재와 같이 처방하여 약으로 쓰나 독성이 강하여 함부로 먹을 수는 없다. 대체로 양귀비과나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은 독을 가지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뿌리를 열을 내리고. 염증과 통증을 없애며. 독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 종기나 피부병에 독이 올랐을 때, 풍기로 눈이 아플 때, 타박상을 입었을 때 약재로 치료한다. 뿌리는 햇볕에 건조하여 이용한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