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학명: Hedera japonica Tobler]은 두릅나무과의 상록활엽덩굴식물(蔓莖木)이다. 실제 영어 이름인 아이비(ivy)는 담쟁이덩굴을 말하고, 송악을 일컬을 때는 앞에 상록이란 말을 더 붙여서 ‘상록아이비(evergreen ivy)’라고 해야 맞는 이름이다. 영명으로 Japanes-ivy 또는 Rhombea-ivy라 쓴다. 한글명 송악의 이름은 소가 잘 먹는 나무라는 뜻으로 소밥나무라 부르던 것이 변형한 것에서 유래하고 있다. 담장나무, 큰잎담장나무, Songak-ivy라고도 하고, 한자로는 ‘상춘등(常春藤)’이라 하여 늘푸른 등나무에 비유했다. 다른 나무에 구불구불 달라붙는 성질 때문에 용린(龍鱗)이라 부르기도 했다. 관상용, 잎과 열매가 아름답고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어 지피식물로 심는다. 관상용, 약용, 식용, 사료용이다. 꽃말은 정절과 부부애, 애착과 영원한 우정, 행운이 함께 하는 사랑 등이다.
전북 김제군 김구면의 송악 자생지는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87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데, 이 식물이 훼손되지 않고 남아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곳의 전설에 따르면 학생들은 송악 밑이나 가까이에 있으면 머리가 나빠져서 공부를 잘 못한다고 하여 이 나무 밑에 가기를 꺼려했다. 또한 나무를 꺾었을 때 그 즙액이 상처에 묻으면 정신에 이상이 생긴다는 이야기 때문에 이 나무를 꺾지 않았다.
유럽에서 전하는 아이비의 이야기는 너무도 다양하게 전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Dionysos, 로마 신화의 Bacchos)와 관련이 있어서인지 유럽에서는 술에 취하지 않게 하는 식물로 여겨 아이비의 잎을 술에 넣는 습속이 행해졌다. 영국에서는 술집 정면에 아이비의 다발 등을 장식하고 있다. 또한 아이비를 집의 벽에 걸어두면 벼락이나 마귀제거의 효능이 있다고 믿었다. 그런가 하면 아이비는 결혼식이나 장례 때에 영원한 생명을 상징해 널리 이용됐다. 옛날 그리스의 결혼식에서는 결혼하는 부부에게 아이비를 건네주는 풍습이 있었다. 드물게 묘지에 아이비를 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늘 푸른 성질의 영원한 삶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독교인은 아이비로 속죄함과 아울러 불멸의 상징으로 의미를 회상하고 그것을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의 표지로 삼았다.
고창 삼인리 송악(高敞 三仁里 송악, 천연기념물 제367호)은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산17-1번지의 선운사 입구 개울 건너편 아래쪽에 한 그루가 작은 절벽을 온통 뒤덮고 있다. 이 송악은 굵기는 물론 나무 길이와 나이까지 모두 우리나라 최고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줄기는 지난 세월의 험난함을 말해주듯 아래서부터 구불구불하게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다. 바위에 오랫동안 붙어 있다 보니 색깔마저 바위를 닮아버린 줄기는 이리저리 용트림으로 이어간다. 땅 위 약 5미터 정도부터 비로소 가지가 나와 잎 달림을 한다. 갈래줄기를 합친 땅에 닿은 밑 둘레는 0.9미터이고, 뿌리에서부터 절벽 꼭대기까지 걸쳐 있는 나무의 길이는 약 15미터이며, 가지가 퍼져 있는 너비는 12.8미터에 이른다.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으나 크기로 보아 적어도 수 백년은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그 크기가 보기 드물 정도로 크고, 내륙에서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선에 가까우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한국 원산으로 서남해안 및 섬지방의 숲속에서 주로 자라고 있다. 길이 10m 이상 자라고 가지와 원줄기에서 기근이 자라면서 다른 물체에 붙어 올라간다. 어린 가지, 잎, 꽃차례에 털이 있으나 자라면서 사라진다. 잎은 어긋나는데, 어린 가지에 달린 잎은 3∼5개로 갈라지지만 늙은나무의 잎은 달걀 모양 또는 사각형이며 윤기가 나는 녹색이다.
꽃은 10∼11월에 양성화로 피고 녹색빛을 띤 노란색이며 산형꽃차례에 많은 꽃이 모여 달린다. 꽃받침은 거의 밋밋하고 꽃잎과 수술은 5개씩이며 암술대는 짧다. 열매는 다음해 5월에 핵과는 둥글고 다음해 봄에 검게 익는다.
생약명(生藥銘)은 상춘등(常春藤), 삼각풍(三角風), 토풍등(土風藤), 백각오공(百脚蜈蚣)이다. 거풍, 소종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간을 맑게 해준다고 한다. 적용질환은 풍습성의 관절염, 안면신경마비, 현기증, 간염, 황달, 지혈, 종기치료, 타박상치료 등이다. 민간에서는 가을철에 열매를 수확하여 말린 후 달이거나 술로 담가 먹기도 한다. 눈을 맑게 한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며 송악나무 밑에 앉아 있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머리가 좋아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