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과 ‘폭포’ 그리고 ‘장마가 닥칠 무렵’, 일본 근대 미술작품 감상
일본(日本)은 개항으로 인해 서양의 근대문명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일본은 자국문화를 객관화할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회화 영역에서는, 소위 서양화(西洋畵)와 자국화(自國畵)의 대응구조를 형성하였다. 당시의 일본화가들 중에는 재료와 기법은 물론 주제에 이르기까지 이를 일본의 전통문화에서 찾아 자신들만의 감성을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자도 있었으며, 한편으로는 일본화기법으로 서양적인 주제를 표현함으로써 전통과 서구적요소의 융합을 시도하는 화가들도 있었다.
* 작품1. ‘늦봄(深山春遲)’은 전통적인 일본화(日本畫)를 부흥시키는 데 크게 공헌한 일본화가(日本畫家) 가와이 교쿠토(川合玉堂, 1873∼1957)1938년 이왕직(李王職)의 요청에 의해 비단에 채색 제작하여 1939년 이왕가미술관(李王家美術館) 전시작품이다.
원경(遠境)의 설산(雪山)을 배경으로 나그네들이 말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전경에는 깊은 계곡에 뒤늦게 찾아온 봄을 알리듯 분홍색, 노란색, 연두색 꽃이 피었다. 가와이 교쿠토(川合玉堂)는 14세부터 교토(京都)에서 마루야마-시조파(円山四條派: 寫生에 의한 사실적인 화풍의 화파)의 그림을 배웠다. 23세 되던 해에 도교(東京)으로 상경하여 하시모토 가호(橋本雅邦: 1835~1908)를 사사(師事)하며 중국적인 소재와 기법을 중시하는 가노파(狩野派)의 화법까지 두루 익혔다. 그는 이를 토대로 경쾌하고 부드러운 시조파(四條派)와 강하고 정신적 가노파(狩野派)가 융합된 새로운 풍경화를 개척했다.
* 작품2. ‘폭포(瀑布)’는 일본화가(日本畫家) 나가사와 로세츠(長澤蘆雪, 1754∼1799)가 에도시대(江戶時代) 18세기(世紀), 비단에 채색하여 그린작품이다.
이 작품은 화면 중앙에 대담하게 폭포를 배치하고 그 주변에 암석과 나뭇가지를 그렸다. 특히 화면 하단은 바위 폭포와 연못의 경계선을 불투명하게 하고, 그 위에 나뭇가지를 드리운 화면 묘사가 절묘하다. 나가사와 로세츠(長澤蘆雪)는 대담하고 참신한 구도를 이용한 기재 넘치는 화풍을 구사하여 ‘기발한 화가(奇想の畫師)’로 불리던 일군의 화가들 중 한 명이다. 다른 화가들과는 달리 그의 이력을 알려주는 자료가 적어 정확한 사사(師事) 관계가 불명이나, 그이 작품 중 가장 빠른 연대를 가진 작품「東山名所圖屛風(1778년)」을 보면 그의 나이 25세 때에는 이미 원근법과 음영법을 사용하는 서양화법을 익혀 자연의 객관적 묘사를 제일로 하는 사실주의 원산파(圓山派)의 창시자인 마루야마 오쿄(圓山應擧, 1733∼1795)의 제자였음을 알 수 있다.
* 작품3. ‘장마가 닥칠 무렵’은 일본화가(日本畫家) 니시자와 데키오(西澤笛畝, 1899∼1965)가 20세기 초에 2곡병풍(二曲屛風)으로 비단에 채색하여 그린 작품이다.
왜가리 한 쌍이 갓 부화한 새끼들을 돌보고 있다. 새끼들은 지금 막 둥지로 돌아온 듯한 부모를 향해 본능적으로 열심히 입을 벌린다. 금방이라도 퍼덕일 것 같은 왜가리의 몸짓과 새끼들의 표정 묘사는 매우 사실적이면서도 생생하다. ‘장마가 닥칠 무렵’이라는 이 작품의 제목은 장마가 시작될 무렵 새끼를 낳아 기르는 왜가리라는 화제와 잘 어울린다. 니시자와 데키오(西澤笛畝)는 1934년 일본의 관전(帝國美術展覽會) 제15회 제전부터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우측 아래 나뭇가지 부분에 작가의 서명이 있다.
일본근대공예(日本近代工藝)에는 메이지(明治) 정부에 의해 부국강병과 세계화를 위한 중요 산업의 하나로 인식되었다. 정부는 공예품을 제작해 오던 장인들을 관리하여 만국박람회 등에 출품을 장려하거나 작품의 판매를 위한 회사를 해외에 설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간섭 가운데 일본 전통의 기법을 고수하면서도 새로이 서양의 기법과 요소를 활용하고자 노력하는 장인들이 등장하였다. 이와 같이 개항 이후의 전통과 서구 문화의 융합은 일본 근대미술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자료출처: 국립중앙박물관)
* 문화재 소재지: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채널: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3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