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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 생활이 묻어있는, 경복궁 강녕전(景福宮 康寧殿)

들풀/이영일 2016. 11. 12. 12:44

  경복궁 강녕전(景福宮 康寧殿)은 경복궁의 내전(內殿)이며 왕과 왕비가 일상생활을 하는 곳으로 평소 독서와 휴식을 취하고 침전(寢殿)으로 사용되고 때로는 신하들과 은밀한 정무를 보기도 했다. 1395년(태조 4)에 창건하고, 정도전(鄭道傳)이 건물 이름을 강녕전(康寧殿)이라고 지었다. 강녕은 오복(五福)의 하나로, 임금으로서 해야 할 이상적인 정치이념을 궁궐 건축에 반영한 유가(儒家)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강녕전의 동쪽 침전을 연생전(延生殿)이라고 지었고 서쪽 침전을 경성전(慶成殿)이라고 지었다. 강녕전은 임금의 높은 신분을 상징하기에 지붕에는 용마루가 없다. 정면 11칸, 측면 5칸의 웅장한 목조건축물이며 4단의 기단이 설치되고 가운데에는 월대를 설치하였다. 경복궁 창건 때에 제후 3침 제도에 의해서, 연침() 강녕전과 그 오른쪽에 연길전 그 왼쪽에 경성전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강녕전(康寧殿)은 왕의 침전(寢殿) 중에서 가장 중요한 처소 건물이다. 태조 4년(1395) 사정전(思政殿) 북쪽에 세워졌다가 중수를 거쳐 임진왜란으로 불타자 고종 2년(1865)에 중건되었다. 이름은 서경(書經)의 홍범편(洪範篇)에서 오복(五福) 중 강녕(康寧)에서 따왔다.

   전각 규모는 앞면 11칸, 옆면 5칸의 55칸으로 ‘정(井)’자 모양에 9개의 방을 구성하여 한가운데 방은 왕이 사용하고, 주위의 방에서는 상궁이 숙직을 하였다. 건물 앞에는 월대가 조성되어 왕실의 생일 또는 기념일에 행사나 연회가 열리기도 했다. 강녕전과 교태전 지붕에는 용마루가 없는데 이런 지붕을 무량각(無樑閣)이라고 한다. 무량각은 왕과 왕비의 침전에만 있는 독특한 구조로 용으로 상징되는 왕이 머무는 곳이기에 용을 두는 것은 하늘 아래 왕을 둘 두는 것과 같다다하여 용마루를 올리지 않았다. 강녕전의 팔짝지붕은 하늘로 치켜 올려 시원한 느낌을 준다.

   연생전(延生殿)은 임금의 동소침(東小寢)으로 정면 7칸, 측면 4칸으로 지어졌다. 뒤에 있는 건물로 연길당(延吉堂)의 연길(延吉)은 ‘복을 맞아들인다’는 뜻의 건물이 있다.

   경성전(慶成殿)은 임금의 서소침(西小寢)으로 정면 7칸, 측면 4칸으로 지어졌다. 뒤에 있는 건물로 응지당(噟趾堂)이 있다. 응지(噟祉)는 ‘복을 받음’란 뜻이다.

   궁궐에 걸려있는 현판들을 풀이해 보면 건물이 지니고 있는 의미와 기능을 알 수 있다. 정도전이 지은 경복궁의 이름들은 나라를 재건하고 다스리는데 유교적 이념이 함축적으로 담겨있다.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덕치와 이상을 실현하는데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연생전(延生殿)의 연생(延生)은 ‘생명의 기운을 맞이한다’는 의미이다. 강녕전 동쪽에 지은 소침전(小寢殿)으로 생(生)은 동쪽 생명의 기운을 의미하는 것으로, 강녕전 서쪽 경성전(慶成殿)의 경성(慶成)은 ‘완성함을 기뻐한다’는 의미와 짝을 이룬다. 하늘과 땅이 만물을 봄에 낳게 하여 가을을 결실하게 한 것처럼, 임금은 만백성을 인(仁)으로써 살리고 의(義)로써 만드니, 이러한 천지의 운행을 근본으로 삼아 본받으라는 의미이다.

   사정전에서 강녕전에 드는 향오문(嚮五門)은 ‘오복을 향함’이라는 의미로 서경 홍범편의 ‘향용오복(嚮用五福)에서 따왔다. 하늘이 우왕(禹王) 에게 세상을 다스리는 아홉 가지 큰 법칙(洪範九疇)을 내려주었는데, 그 오복 중의 하나이다. 홍범(洪範)에서 오복(五福)이란 수(壽), 부(富), 강녕(康寧: 편안하고 건강함), 유호덕(攸好德: 덕을 좋아하며 즐겨 행하는 일), 고종명(考終命: 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는 것)이다. 강녕전 행각의 현판들로 계광당(啓光堂: 밝은 빛을 내린다. 동쪽이 있는 건물이라 이렇게 지은듯하다), 흥안당(興安堂: 편안함을 일으킴), 수경당(壽慶堂: 장수를 누리는 복), 안지문(安至門: 편안함이 이르다), 청심당(淸心堂: 마음을 맑게함), 연소당(延昭堂: 광명함을 맞이하다), 용부문(用敷門: 백성들에게 오복을 펴서 줌), 건의당(建宜堂: 마땅함을 세운다. 중용에서 의로움의 의라고 하였으며 ‘어진이를 높임’으로 설명 하였다.따라서 ‘마땅함을 세운다’는 것은 ‘의를 세운다’, ‘어진이를 높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성문(乃成門: 결실을 의미하는 서쪽문에 붙인 이름), 지도문(志道門: 도에 뜻을 두다)

   강녕전 서쪽에 있는 왕의 우물은 왕의 안전을 위해 무거운 돌 뚜껑을 덮어 놓았다. 8면의 모서리의 구멍을 기둥을 꽂아 놓았던 자리다.

* 문화재 소재지: 서울 종로구 사직로 161. 경복궁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6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