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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시름에 지친 이들이여 나에게 오라, 원추리[萱草根]

들풀/이영일 2017. 9. 18. 23:44

  원추리[학명: Hemerocallis fulva L.]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자생종으로 여러 종류가 있다. 각시원추리(H. dumortieri), 노랑원추리(H. thunbergii), 왕원추리(H. fulva var. kwanso), 골잎원추리(H. coreana Nakai ), 애기원추리(H. minor) 등 주로 꽃의 모양이나 색깔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관상용, 식용, 약용, 향신료원료이다. 꽃말은 ‘기다리는 마음’, ‘하루 만의 아름다움’이다.

  원추리는 넘나물, 겹첩넘나물, 들원추리, 큰겹원추리, 홑왕원추리 등의 수많은 이명과 별칭이 있다. 원추리는 지난해 나온 잎이 마른 채로 새순이 나올 때까지 남아 있어 마치 어린 자식을 보호하는 어미와 같다 하여 모예초(毛蕊花)라고도 하며, 임신한 부인이 몸에 지니고 있으면 아들을 낳는다 하여 득남초(得男草), 의남초(宜男草), 사슴이 먹는 해독초라 하여 녹총(鹿蔥), 정월 대보름에 국을 끓여 먹음으로써 새해에 떨떠름하고 근심스러운 모든 시름들을 떨쳐서 망우초(忘憂草)라고도 부른다. 또한 예전에 어머니를 높여 부를 때 훤당(萱堂)이라 하였는데 여기서 '훤(萱)'은 원추리를 뜻하며 당시 풍습에 어머니가 거처하는 집의 뜰에 원추리를 심었으므로 붙여진 훤채(萱菜)이다. 또한 잎이 넓어 넘나물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 계곡이나 산기슭 습도와 토양의 비옥도가 높은 곳에서 자라며, 키는 50~100㎝이다. 뿌리는 사방으로 퍼지고 원뿔 모양으로 굵어지는 것이 있다. 잎은 길이가 60~80㎝, 폭이 1.2~2.5㎝로 밑에서 2줄로 마주나는데, 모양은 선형이며 끝이 둥글게 뒤로 젖혀지고 흰빛이 도는 녹색이다.

  꽃은 6~8월에 원줄기 끝에서 짧은 가지가 갈라지고 6~8개의 노란색 꽃이 뭉쳐 달린다.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며 계속 다른 꽃이 달린다. 9~10월경에 타원형 열매가 달리는데 종자는 광택이 나며 검은색이다.

  자연의 친구들 여치과의 베짱이(학명; Hexacentrus unicolor Serville)와 등에科의 등에(Tabanidae)가 꽃에서 먹이 사냥에 처절한 몸부림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후대를 위한 열정이 있어 행복한 속삭임으로 더욱 아름답다.

  생약명(生藥銘)은 훤초근(萱草根), 의남(宜男), 의남초(宜男草), 득남초(得男草), 녹총(鹿蔥), 노총(蘆蔥), 망우초(忘憂草), 훤초(萱草), 원초(湲草), 모예초(毛蕊花), 등황옥잠(燈黃玉簪), 누두과(漏斗果), 지인삼(地人蔘), 황색채근(黃色菜根), 금침채(金針菜), 황화채(黃花菜)이다. 주로 비뇨기 질환을 다스린다. 관련질병은 간질, 강장보호, 대변불통, 대하증, 명목, 번갈, 번열, 변혈증, 불로장생, 붕루(혈붕), 사지구련, 산후허로, 소변불리, 소변불통, 소화불량, 수종, 신장결석, 영류, 오장보익, 위장염, 유방염, 유종, 유즙분비부전, 이뇨, 자궁외임신, 자양강장, 적탁, 젖몸살, 중독, 총명제, 출혈, 토혈, 황달이고, 소아질환은 번열이다. 꽃을 상처 난 곳에 붙이면 상처가 아문다.

  뿌리는 자양강장제다. 꽃을 따서 술을 담거나 김치를 담가 별미로 먹었고, 밥 할 때 원추리꽃을 넣어 독특한 향기가 나는 노란 밥을 짓기도 했다. 어린 순으로 대표적인 봄철 산나물의 하나로 넘나물의 어린싹을 생으로 먹어도 되고, 국을 끓이거나 튀김으로 해서 먹어도 좋다. 중국에서는 꽃을 샐러드로 이용한다. 마른 꽃은 소주에 술을 담가 자양강장, 피로회복제로 사용한다. 잎, 줄기, 꽃, 뿌리 등을 달여 먹으면 주독을 푸는 데 효과적이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 donga.com Jounalog: http://blog.donga.com/yil2078/archives/39356